'이라크전 관련한 한국기자협회 성명서
미국이 결국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한국 시간) 이라크 '공격'이 시작됐음을 선언하면서 "이 전쟁은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고 세계를 중대한 위험에서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는 미국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군사행동을 감행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기자협회는 이미 지난 2월 20일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즉각 중단하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 전쟁의 명분 없음과 전 세계시민들의 반전여론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기자협회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유엔 안보리를 구성하는 다수 국가들의 반대 속에서 감행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미국은 '이라크 해방'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번 전쟁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미국은 전쟁 발발 이전부터 국제여론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자협회는 우리 정부의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 표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미국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이번 전쟁이 북핵문제 등 남북관계 현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미관계나 북미관계 등을 둘러싼 우리 정부의 고민과 한계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등 남북관계에 있어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국내 여론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기자협회는 전 세계적인 반전여론과 이라크전 지지라는 명분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보다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기자협회는 국내 언론의 이라크전에 대한 신중한 보도태도를 촉구한다.
우리는 CNN 등을 통한 전황의 충실한 중계만으로 국내 언론이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 테러전을 앞세운 미군의 인명살상 등 전쟁의 참혹함을 외면하거나, 확인하기 힘든 일부 외신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반전여론 속에 감행된 이번 전쟁에 대한 국내언론 보도의 중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