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뉴스타파를 비롯한 경남도민일보, 부산MBC, 뉴스민, 뉴스하다 등 5개 매체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로 구성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은 지난해 9월14일부터 검찰 예산 사용 실태에 관한 보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공동취재단이 그동안 전국 지방검찰청에서 확보한 특수활동비 지출 증빙자료만 약 6만장이 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료는 하얗게 가리거나 먹칠로 덮여 있었습니다. 검찰은 한 번도 스스로 견제나 검증을 받는 기관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했습니다.2017~2023년 자료를 스캔하고 전
[이달의 기자상] 우리동네 해결사
우리동네 해결사 기획 보도를 시작한 것은 동네 구석구석 소외된 이웃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웃들 옆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사소한 문제라도 해결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름값을 못 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커서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해결책의 단초라도 찾겠다는 각오로 임하게 됐습니다. 한 달씩 동네별 심층 취재를 이어가 9편을 보도했고 마지막 편에서 후속 변화를 실었습니다. 취재를 시작해 보도를 끝내기까지 11개월이 걸렸습니다.기획 취재를 이어가는 동안 이웃들과 만나는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매
[이달의 기자상]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특별취재단이 지난해 26차례에 걸쳐 보도한 한국전쟁 정전 70년 특집 공동기획-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여러모로 특별한 기획 보도였다.한신협은 서울을 제외한 각 시도의 대표적 신문사들의 협의체다.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 등 9개 신문사가 소속돼 있으며 각사 기자들로 이번 특별취재단을 구성했다.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등은 어느 특정 지역에서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모든 지역에서 공히 발생했
[이달의 기자상]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
눈카마스가 뭡니까? 쉽게 말해주세요. 모두가 프로그램 제목이 어렵다고 했다. 보도연맹, 그렇다. 이 말도 참 어려웠다. 625 당시 국가가 민간인을 빨갱이로 몰아 전국에서 벌인 민간인 학살사건. 울산에서도 800명 넘게 희생됐다. 그들의 묘는 사라졌고 자손들은 연좌제로 사회로부터 격리됐다. 20년 전 울산유족회가 전국에서 처음 국가 배상을 신청하던 사연을 뉴스 리포트하면서 언젠가는 탐사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마침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가 제작비를 지원해줘 본격적으로 취재했다.우리 근현대사 비극인 보도연맹과 제주 43, 광주 518
오마이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 언론 감시 기능 충실히 수행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취재보도부문에서는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 전직 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까지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들이 두루 연루된 의혹이 있어 취재가 상당히 어려운 사안임에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달의 기자상]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검경 사건 브로커 검거, 첫 보도는 통신사였습니다. 8월4일 금요일 오후로 기억합니다. 몇몇 변호사, 몇몇 경찰과 통화하고 들었던 첫 생각은 총력 취재해야 할 사안이다는 것이었습니다.주말 이틀 취재 내용을 담아 8월7일 첫 기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저와 함께 일하는 안현주 선배와 관련 보도를 모두 40개 썼습니다.타사보다 늦은 기사였지만, 첫 보도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운이 좋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10년 전에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도 영구임대주택에 사셨는데 그때도 엉망이었어요.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후배 A가 축하의 말과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A의 할머니는 부산 금정구에 있는 영구임대주택에 사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네 식구가 살았는데, 자식들이 하나씩 분가하고 마지막엔 할머니 혼자 남아 4년을 더 사셨다. 후배도 할머니를 뵈러 한 번씩 영구임대주택으로 갔던 모양인데, 기사를 보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지난여름에 취재했던 영구임대주택이 떠올랐다. 실평수 8평 남짓했던 그곳은 습하고, 낡고, 무엇인가 어두웠다
[이달의 기자상]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어렵게 수소문해 만났던 74세 할머니는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자식보다 은행을 더 믿었다며 싱싱한 과일 한 번을 못 사 먹고 모은 돈이라며 우셨습니다.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축소해 판매했던 은행원들도 사안이 공론화되고 금감원 조사가 시작되며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습니다. 익명게시판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월급 좀 덜 받더라도 이런 상품 안 팔고 싶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DLF 사태도, 라임 등 펀드 사태도 겪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2019년 DLF 사태…
[이달의 기자상]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늦여름 식사 자리에서 만난 체육계의 원로는 불쑥 현장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한국 구기종목이 위기라고 하는데 여고 농구 경기를 보면 더 참담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선수가 없어 팀원 5명을 못 채우는 학교도 있다고 했다. 반면, 라이벌 일본은 탄탄한 유소년 스포츠 저변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이 차이를 갈랐을까. 취재 기자 4명(유대근, 김지섭, 박준석, 송주용)이 2개월간 한국과 일본의 14개 도시를 돌며 취재한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시리즈는 이런 문제의식
[이달의 기자상] 사람아 사람아 - 제노사이드의 기억
2007년 6월28일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를 잇는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한강 다리 교각에 하얀 종이로 만든 사람 모양의 인형들을 거꾸로 매달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표현(연출)하고 있었다. 평화재향군인회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유족회가 사건 발생 57년 만에 한강인도교 폭파 현장에서 진행한 첫 합동위령추모제의 모습이다. 그 현장에서 이렇게 한 많은 죽음들이 있었구나라며 민간인학살과 관련해서 눈 뜨게 되었고, 나의 작업 주제로 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