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훅 사건 음모론 배상 판결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샌디훅 초등학교. 최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 보도에서 종종 언급돼 국내에서도 꽤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2012년 20명의 아동을 포함, 26명이 총기난사로 희생된 코네티컷주의 학교로, 이 사건은 유밸디 사건과 함께 지난 10여년간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그런데 이 사건이 총기규제를 위한 음모에서 비롯된,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해온 사람이 있다. 바로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 (Alex Jones)다. 그가 최근 해당 사건의 유족에게 거액을 배상하게 됐다.지난 4일과 5일, 텍사스 오스틴 지방법원에
수교 30년… 시험대 오른 한중 외교
한중 수교는 세계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관계 개선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전쟁(1950~1953) 당시 총부리를 겨눈 두 나라는 1992년 북한과 대만의 반대를 무릅쓰고 친구가 돼 인적물적 교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미국의 도움으로 후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난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베이징도 많은 것을 얻었다. 1989년 톈안먼 사태로 야기된 서구세계의 제재를 약화시켜 개혁개방에 속도를 낼 수 있었고, 한국의 앞선 기술과 마케팅을 흡수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국 기업을 대거 키워냈다
달리2가 보여준 미디어 지능화의 길
명화를 직접 그릴 필요 없이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모작(模作)을 그릴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시각적 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도록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인공지능인 컴퓨터 비전의 극한 발전이다.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픈AI(OpenAI)는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달리2(DALL-E 2)라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기를 선보였다. 우주 비행사가 말을 타고 달을 달리고 있다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마치 현대 미술과 같은 작품들을 얻어낼 수 있다. 또 위치, 빛, 그림자, 질감 등을 문장으로 입
쇼와의 출발, 그리고 100년 즈음
기운 센 천하장사~ 한때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만화 마징가Z 주제곡을 만든 와타나베 주메이씨가 지난달 별세했다. 향년 96세. 뛰어난 업적을 이룬 90대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요즘 일본에서 부쩍 자주 접하게 된다.탄생 100년 전후의 것들이 수명을 다하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길게 사용한 연호인 쇼와의 시작이 1926년. 패전과 일왕의 인간선언, 전전(戰前)과 전후(戰後)의 구분, 첫 도쿄올림픽, 고도경제성장기와 거품 붕괴 등 현대 일본의 견고한 틀을 짜놓은 쇼와 시대와 함께 일본의 전성기를 지나 이젠 저
9유로 티켓, 실험의 시작
독일의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과 주(州)들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기차표를 판매해 왔다. 요일과 지역, 인원수, 이동하고자 하는 거리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인당 10~25유로(한화 약 1만3500~3만3900원)로 종일 근거리 대중교통(Nahverkehrsmittel)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ICE나 IC로 불리는 장거리 고속기차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지만, 거주지 인근 지역과 도시를 간단히 여행할 때나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경우에는 꽤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데 지난 6월1일 그 모든 할인을 압도하는 새로운
표정 관리하는 중동 산유국들
사람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산다고 하면 가끔 어떤 게 좋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기름값이 싸요. 우리나라 반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도로도 널찍해서 차 타는 사람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하지만 이제는 그 대답을 접어야 할 것 같다. 엊그제 기름을 채우러 주유소에 갔더니 리터당 약 1800원 정도 해서 놀랐다. 1년 전만 해도 600원쯤이었는데 말이다. 무려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한국보다는 싸다고 하지만 이곳은 석유가 나는 산유국 아니던가.개인들에겐 유가가 올라서
'아마존의 성녀(聖女)' 도로시 스탱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9개국에 걸쳐 있고, 전체 넓이가 한국 국토 면적의 약 75배인 75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숲 아마존 열대우림.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이곳을 지구의 허파 생태계의 보고라고 부른다. 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한 표현이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은 잔인한 방식으로 환경과 인권 파괴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약 밀거래와 삼림 무단 벌채방출, 불법 금광 개발 활동이 극성을 부리고, 그 땅의 주인인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하나 둘 잃어가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이는 환경인권 운동은 말 그
호주 세계 최초 뉴스 미디어협상법, 1년 4개월의 행보
2021년 2월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내게끔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일찍이 거대 디지털플랫폼 기업들의 호주 디지털콘텐츠 시장 장악을 우려해온 정부는 이들 기업들의 호주 내 시장 지배력을 감소시키고 공정한 뉴스 콘텐츠 시장을 형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법안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 법안 통과는 국제사회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유사한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던 유럽, 캐나다와 같은 다른 나라들에서 유사한 규제 마련을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뉴스 미디어협상법이 통과된 지 1년하고 4개월
반복되는 '묻지마 총기난사', 왜?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소도시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18세 남성이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총기 관련 사건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미국이지만, 지난 2012년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이후 10년만에 일어난 최악의 참사인 만큼 텍사스주는 물론 미국 전역이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이번 사건이 미국 역사에서 손에 꼽힐 만큼 충격적인 참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은 어디에도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 내에서
이젠 대만의 '괄목성장'을 살펴볼 때
베이징에서 알게 된 고수가 있다. 요즘 국내 여러 방송에 두루 출연해 중국 전문가로 주가를 높이는 이철 컨설턴트다. 1997년에 중국 주재원으로 처음 이곳에 와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터줏대감이다. 중국 관련 조언을 듣고자 종종 만남을 청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이제라도 우리가 대만의 재도약에 주목하고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글로벌 기관들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한국보다 대만 경제의 미래를 낙관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