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유로 티켓, 실험의 시작
독일의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과 주(州)들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기차표를 판매해 왔다. 요일과 지역, 인원수, 이동하고자 하는 거리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인당 10~25유로(한화 약 1만3500~3만3900원)로 종일 근거리 대중교통(Nahverkehrsmittel)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ICE나 IC로 불리는 장거리 고속기차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지만, 거주지 인근 지역과 도시를 간단히 여행할 때나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경우에는 꽤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데 지난 6월1일 그 모든 할인을 압도하는 새로운
표정 관리하는 중동 산유국들
사람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산다고 하면 가끔 어떤 게 좋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기름값이 싸요. 우리나라 반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도로도 널찍해서 차 타는 사람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하지만 이제는 그 대답을 접어야 할 것 같다. 엊그제 기름을 채우러 주유소에 갔더니 리터당 약 1800원 정도 해서 놀랐다. 1년 전만 해도 600원쯤이었는데 말이다. 무려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한국보다는 싸다고 하지만 이곳은 석유가 나는 산유국 아니던가.개인들에겐 유가가 올라서
'아마존의 성녀(聖女)' 도로시 스탱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9개국에 걸쳐 있고, 전체 넓이가 한국 국토 면적의 약 75배인 75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숲 아마존 열대우림.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이곳을 지구의 허파 생태계의 보고라고 부른다. 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한 표현이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은 잔인한 방식으로 환경과 인권 파괴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약 밀거래와 삼림 무단 벌채방출, 불법 금광 개발 활동이 극성을 부리고, 그 땅의 주인인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하나 둘 잃어가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이는 환경인권 운동은 말 그
호주 세계 최초 뉴스 미디어협상법, 1년 4개월의 행보
2021년 2월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내게끔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일찍이 거대 디지털플랫폼 기업들의 호주 디지털콘텐츠 시장 장악을 우려해온 정부는 이들 기업들의 호주 내 시장 지배력을 감소시키고 공정한 뉴스 콘텐츠 시장을 형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법안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 법안 통과는 국제사회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유사한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던 유럽, 캐나다와 같은 다른 나라들에서 유사한 규제 마련을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뉴스 미디어협상법이 통과된 지 1년하고 4개월
반복되는 '묻지마 총기난사', 왜?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소도시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18세 남성이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총기 관련 사건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미국이지만, 지난 2012년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이후 10년만에 일어난 최악의 참사인 만큼 텍사스주는 물론 미국 전역이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이번 사건이 미국 역사에서 손에 꼽힐 만큼 충격적인 참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은 어디에도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 내에서
이젠 대만의 '괄목성장'을 살펴볼 때
베이징에서 알게 된 고수가 있다. 요즘 국내 여러 방송에 두루 출연해 중국 전문가로 주가를 높이는 이철 컨설턴트다. 1997년에 중국 주재원으로 처음 이곳에 와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터줏대감이다. 중국 관련 조언을 듣고자 종종 만남을 청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이제라도 우리가 대만의 재도약에 주목하고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글로벌 기관들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한국보다 대만 경제의 미래를 낙관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구글이 열려는 만능 검색 시대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구글 I/O 2022. 개발자들을 위한 이번 연례 회의에선 미래형 검색 기능들이 쏟아졌다.프라바카르 라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초콜릿 상점 선반에 진열된 상품들을 비추자 상품 정보가 잇따라 등장했다. 카카오 함유량은 얼마나 되는지, 종류는 무엇인지 증강현실처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해당 정보를 실시간 알려줬다. 이번에는 검색 입력창에 땅콩이 들어가 있지 않은 다크 초콜릿이라고 입력하고 다시 상품을 비췄는데 해당 제품만 스마트폰에 네모 모양으로 표기돼 나타났다. 제품 선별
우토로의 '작은 통일'
많은 사람들이 우토로의 역사를 통해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고, 평화를 바라는 곳으로. 일한시민의 교류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마츠무라 아츠코 교토부 우지시장의 말이다. 아츠코 시장은 지난달 30일 우지시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이렇게 기대를 전했다. 일본의 자치단체장이 지역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는 일이야 일상이겠지만 지금까지 우토로 지구가 거쳐왔던 지난한 역사를 곱씹어보면 뜻깊은 장면이었던 건 틀림없다.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초 우토로 51번지. 2차대전 때 교토비행장 건설에 투입됐던 조선인들이 일본의 패전 후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식' 공영방송 개혁을 기대하며
언론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영방송 거버넌스라 불리는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소위 가짜뉴스라 불리는 허위정보를 규제하며 포털사이트의 알고리즘 추천을 제한하는 등의 주요 방안들이 추진 중이다. 중요한 개혁임이 분명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중에서도 소위 독일식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으로 불리는 운영위원회 구성이 특히 그렇다.독일식 공영방송 지배구조는 대표이사와 방송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세 가지 조직으로 구성된다. 먼저 대표이사는 공영방송사를 대표함에도 방송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감독과 승인을 거쳐야만 방송운영과 관련한 중요사안을 결
한국인에겐 생소한 라마단 풍경
우리나라에 생소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성스러운 기간이 있다. 바로 라마단(Ramadan)이다. 올해의 경우 4월2일부터 5월1일까지 30일간 라마단(Ramadan) 기간이다. 라마단은 이슬람 달력상의 9번째 달로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코란의 첫 구절을 받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성스러운 시기인 만큼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않는다. 금식을 통해 인내하며 과거에 했던 잘못에 대해 속죄하고, 소외되고 굶주린 이들을 돌아본다. 신앙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