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인 숏폼의 원조 틱톡이 뉴스 플랫폼으로 외면받고 있지만 이데일리가 만든 ‘하이니티’(하이스쿨 커뮤니티·사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0대를 취재원으로 삼는 뉴스를 10대가 쓰는 플랫폼에 올려 콘텐츠와 플랫폼이 공명한 덕분이다.
2021년 12월 출범한 하이니티가 출범 2년을 맞았다. 개설 1년 때 구독자는 1만명 수준이었는데,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며 3만명이 넘더니 5만명을 앞두고 있다. 물론 포털이나 유튜브 같은 다른 플랫폼을 떠올리면 많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구독자 1~2만명 수준에서 얼마 못 가 철수하거나 자사 콘텐츠를 짧게 재가공해 올리며 버티는 언론계 상황을 생각하면, 모두가 어려워하는 플랫폼에서 하이니티는 크게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기성세대에게는 틱톡이 낯설지만 10대 중에는 안 써본 사람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언론이 관심 가져야 할 플랫폼이기도 하다.
괄목할 만한 건 구독자 수보다 10대들의 반응이다. 고등학생 평균 수면시간이나 성관계가 이뤄지는 룸카페 단속 등 관심이 높은 주제는 조회수가 100만에서 200만 회 사이를 기록한다. 다른 언론과 차이점은 교육과 청소년 관련 뉴스를 교육청이나 교사, 학부모 관점이 아니라 학생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반영해 만든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말 서울 서이초 교사의 사망을 추모하는 집회를 앞두고 임시휴교하는 게 옳은지 팀장이자 출연자인 권상민 기자가 토론을 제안했다. 댓글이 무려 3300여 개가 달렸다. 교육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거나 교사들이 없어 방치됐다가 하교했다는 증언도 집회 뒤 여럿 올라왔다. 반대로 작은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 집회를 막으려는 교육부가 너무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휴교와 관련한 가장 큰 이해당사자는 학생인데, 언론은 이들보다 집회 참가 교사 5만명을 교육부가 징계할지에만 집중했다.
하이니티는 어른의 뉴스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겠다는 오만함, 밝은 웃음과 과장된 목소리로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는 지양한다. 고등학생이 느끼는 물가 상승, 스터디카페의 중학생 출입금지 문제, 시험문제를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인 족보닷컴의 저작권 위반 논란 등을 다뤘다.
고민도 있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언론사 경영 관점에서는 채널 유지가 부담이 되거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고규대 디지털미디어센터 상무는 “뉴스 소비가 점점 텍스트에서 숏폼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하이니티는 미래 독자를 미리 발굴하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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