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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의제 제기-후보 답변

제주일보 정책대결 보도 눈길

김상철  2000.1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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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언론에서 유권자 중심의 선거보도를 표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보도에 적용하는 시도가 진행 중에 있어 주목된다. 제주일보에서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주유권자 아젠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권자 아젠다´의 보도 취지는 유권자들이 제기한 의제를 직접 게재하고 이에 대한 후보자들의 답변을 실으며, 공약 검증을 통해 선거를 유권자 중심의 정책대결로 이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주일보 지면에는 연일 유권자들의 질문과 후보자들의 답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일보는 먼저 제주시, 북제주군, 서귀포·남제주군 등 3개 선거구 유권자 15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이들이 제기한 1차 유권자 의제를 10~12일 2개 면에 걸쳐 이름, 신분과 함께 그대로 게재했다. 여기에 총선제주도민연대 정책교수단 17명으로 의제심의단을 구성, 선거구 별로 10개 항의 의제를 추려내 21~23일 출마자들의 답변을 보도했다.

각각의 답변은 심사단의 검증·평가를 거쳐 24~26일 그 결과가 보도됐으며 제주일보는 곧바로 도민연대와 공동으로 11명의 전문가를 선정, 2차 의제를 정리했다. 현재 2차 의제에 대한 출마자 답변을 보도하고 있으며 아울러 답변에 대한 검증작업을 준비 중이다. 대부분의 답변에 비판적인 평가가 내려지자 출마자측에서 당혹해했다는 후문이다.

부영주 편집국장은 "선거와 관련 그동안 유권자 위주의 보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정작 시행에 옮긴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제주도의 경우 선거구가 3개라는 점에서 해볼 만 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 국장은 "1차 의제의 답변을 게재한 이후 ´구렁이 담 넘어 가는 식이다´, ´3차까지 가야 한다´는 등 유권자들의 반응이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소개하며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유권자들의 참여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제주일보는 총선이 끝난 이후 이번 ´유권자 아젠다´에 대한 도민연대와 자문교수단의 평가도 그대로 게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