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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사태 해결 기미 보인다

11일 이사회서 ´사장 청빙제´합의, 적용 시기 따라 권사장 거취 결정

김 현  2000.1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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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사태가 ´사장 청빙제´ 도입과 함께 제도적인 사장 퇴진쪽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CBS 이사회가 11일 사장 임명 방식을 ´이사회 선임´에서 ´청빙위원회 선출´ 방식으로 바꾸기로 합의하면서 제도 적용 여부와 시기에 따라 권호경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BS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상근·대책위)는 경북 풍기에서 가진 재단 이사회(이사장 표용은) 간담회에서 이같은 해결 방안을 내놓은 뒤 "권 사장 체제의 유지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근본적인 CBS 개혁이라는 맥락에서 사태 해결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상근 목사를 비롯한 재단 이사 10인은 간담회가 끝나기 30여분 전에 권 사장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한 뒤 사장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더 이상 권 사장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근 목사는 간담회 직후 CBS 자체 취재기자들에게 "권 사장 체제는 현실적으로 무너졌으며 이사진 95%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견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표용은 이사장은 이 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사장은 명백하게 사장이고 직원은 명백하게 직원이니 방송인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를 엄중하게 명한다"라고 밝혀 이사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모호하다.

12일 오후 대책위와 간담회를 가진 민경중 노조위원장은 "권 사장 퇴진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권 사장 퇴진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대책위가 권 사장의 퇴진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며 사장청빙위원회를 도입하면 머지않아 이 제도로 새 사장을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권 사장의 자진 퇴진을 내심 원하는 이사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사가 목사를 내칠 수 없다는 논리 때문에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 취재를 거부해 온 기자협회 CBS지회(지회장 한준부)는 11일 오후 총선 방송 거부를 결의했으나 재단 이사회의 대안과 노조의 수용 입장을 존중해 12일부터 총선 취재와 보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