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면서 각 언론사마다 인사에 분주하다. 특히 이번에는 단순히 자리 바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조직마저 개편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사제도 개선의 핵심은 대개 전문성 강화다.
먼저 조선일보는 전문기자제 도입, 연봉제·호봉제로 급여체계 이원화, 전 취재기자 법인카드 지급 등 대대적인 조직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10년차 이상 기자를 사실상 전원 전문기자화 한다는 목표 아래 편집국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자를 전문기자·월급일반기자·연봉일반기자·연봉계약기자 등 4가지 형태로 분류, 전문성을 인정받을 경우 종신고용을 보장하면서 급여수준의 최고 100% 인상된 연봉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원보강을 통해 전문성 확보 여건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부국장 1명을 스카웃 담당으로 임명해 경력기자를 수시 채용하는 한편 취재기자 전원에게 법인카드를 지급해 취재여건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중앙일보도 전문기자제를 정비해 11년차 기자에 전문분야 선택을 의무화했다. 중앙일보의 기자전문가 제도는 에디터, 리포터, 비주얼 리포터 등 3분야로 나누어 해당기자가 2년 간 전문분야에서 활동한 뒤 평가를 통해 최종 분야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리포터 양성자가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학비를 전액 지원키로 했다. 기자전문가 제도는 세부절차를 확정, 올 말이나 내년 초에 시행할 계획이다.
한겨레는 연내로 전문기자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우선 부장 3명을 편집국장석으로 발령냈다. 조홍섭 부장은 환경·과학 전문기자, 김형배 정세용 부장은 대기자를 지망하고 있다. 전문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했다는 점에서 전문기자제 도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것이 한겨레측의 설명이다.
대한매일의 경우 금주 중 단행될 평기자 인사에서 처음으로 인사기록카드제를 도입했다. 인사기록카드제는 해당 기자가 희망 부서, 전문분야에 대한 희망 사항 등을 제출하면 편집국장이 인사에 이를 반영하는 제도다. 대한매일은 인사카드에 희망하는 전문분야를 게재함으로써 향후 도입될 전문기자제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한매일은 또 지난달 25일 팀장인사를 통해 소팀제를 도입했다. 현재 디지털팀 산하에 부동산소팀이 가동 중이며 남북문제를 담당할 통일소팀과기동취재소팀,국제경제소팀 신설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일부 언론사에서는 총선 보도에 대한 논공행상 차원의 인사 아니냐는 뒷말을 남기기도 했다. MBC는 전북 전주 출신의 김택곤 정치부장 후임에 대구 출신 정흥보 정보과학부장을 앉혀 총선 보도에서 불공정 시비로 기자가 출입금지를 당하는 등 크게 마찰을 빚었던 한나라당에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나았다. 또한 한겨레신문이 이상현 정치부장을 부임 6개월 만에 문화부장으로 발령낸 데 대해 노조를 비롯한 사내 일부에서 총선 보도에 불만을 표시한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물론 해당사에서는 필요에 따른 의례적 인사라며 이러한 해석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