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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공공기관 취재 수난 잇따라

검찰 몸싸움 나자 ´공무방해´ 체포, 김해시, 비판 기사 쓴 기자 출입금지

김상철  2000.1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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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선에 잇따라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검찰이 취재기자를 강제 연행하는가 하면 지방에서는 시정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기자를 출입 정지시키는 등 공공기관의 취재 제한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18일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임안식) 직원들은 서부지법 서부지원 형사과에 장영자씨 구속영장을 접수시키는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방승배 문화일보 기자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 직원들은 장씨의 영장청구 사실을 취재하던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영장을 가지고 있던 방 기자를 "영장을 탈취하고 훼손했다"며 강제 연행했다. 또 이를 제지하던 기자들에게도 "현행범이니까 연행을 방해하면 똑같이 공무집행방해가 된다"고 위협했으며, 세계일보 곽민아 기자는 몸싸움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오른손 손가락이 찢기는 전치2주의 부상을 당했다.

검찰직원들은 방 기자를 검사실로 연행, 조사를 강행하려다 서영재 지청장의 전화를 받고서야 "없던 일로 하자"며 풀어줬다. 기자들은 이날 "이미 서부지청에서 영장청구 사실을 통보해 취재에 나선 것이며, 현장의 법원직원들 조차 영장을 누가 훼손시켰는지 보지 못했다"면서 방 기자 연행에 강력 반발했다.

기자들은 19일 "알권리 차원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취재행위가 검찰직원의 폭력으로 중단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서부지청 출입기자단 명의의 성명서를 서 지청장에 전달했으며 ▷지청장 공식 사과 ▷관련자 징계 ▷취재 제한 관행의 시정을 요구했다. 서 지청장은 20일 현재 "없던 걸로 하자"는 입장 외에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문화일보 시경캡을 맡고 있는 김상협 기자는 "본질적인 사태 변화가 없는 한 계속 이슈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장영자 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던 이가영 중앙일보 기자에게 휴대폰 발신자 추적장치를 설치하겠다고 통보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검찰은 이 문제가 공론화하자 "고의로, 언론사 동의 없이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뒤늦게 중앙일보측에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김해시에서는 지난 6일 시정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왔던 경남일보 주재기자 2명에 일방적으로 취재금지를 통보하고 부산일보에는 출입기자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경남일보 지회(지회장 김택주)와 노조(위원장 한중기)는 17·18일잇따라성명을 발표, "언론 길들이기를 노린 탄압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일보도 17일 김해시 공보감사과장이 직접 찾아가 출입기자를 1명으로 줄여줄 것을 요청하는 시장공문을 전달하자 "언론사 인사권, 경영권에 대한 간섭"이라며 거부했다.

김해시측은 6일 이후 기자실에 ´경남일보 기자 시정취재 및 출입 사양´ 표지를 내걸고 있으며 10일 출입기자단이 송은복 시장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출입금지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해시측은 "언론사 차원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자질 문제로 출입금지를 결정한 것"이라며 "기자를 바꾸지 않는 한 철회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출입기자는 "그동안 꾸준히 시정 비판기사를 보도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며 "전체 기자들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지난 2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런 식이면 인사조치하겠다" 운운하며 욕설을 퍼부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