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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표 전남매일 정치부장님의 가신 길에!

기자협회 등  2000.1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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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픈 영전에!



눈물이 앞을 가리오리다.

천지가 어두워지이다.

하늘이 검은 빛으로 낮아지오이다.



그대 정녕 하늘나라로 가셨습니까.

아니면 당신이 남겨놓은 수많은 글들 속에 잠시 쉬고 있습니까. 그많은 일들을 두고 어이 잠시 피하셨습니까.

남을 위해 일하는 신념 하나로 우리를 감동케 했던 그대가 어이 말이 없으십니까. 하늘나라엔 그대가 쉴 수 있는 평화가 있으리라 생각했더란 말입니까.

어찌 이렇게 한순간에 우리가 산자와 죽은 자로 갈길을 달리해야 합니까.

슬프오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오이다.

어제까지도 글 한 줄을 위해, 한 토막의 뉴스를 위해 난상 토론을 마다하지 않던 우리의 참 언론인, 신중함을 생명으로 여기던 그대가 이제는 어디서 누구와 지역사회와 언론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토하시렵니까.

우리는 잊지 못하겠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영원한 당신의 벗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하루를 너무 짧게 살아왔던 당신, 부지런히 사는 것만을 알다가 그 부지런함이 너무도 힘드셨더란 말입니까.

새벽녘에 기도로부터 일과를 시작한 당신이 낮에는 이곳 저곳을 가리지 않는 현장 취재로, 오후에는 회의 자료 준비를, 그리고 마지막 한 줄의 기사작성과 오탈자를 위한 교열까지, 꼼꼼함과 열정으로 우리를 감동케 했던 당신이 이제는 그 혼신의 필설을 놓으시렵니까.

어이 말이 없으십니까.

어이 홀로 떠나시렵니까.

어이해서 어제까지도 빛나는 지혜를 지면에 투시했던 당신의 신성한 자리에 웬 국화송이가 있더란 말입니까.

말없는 국화꽃송이가 어찌 당신을 대신할 수 있더란 말입니까. 이제는 당신이 남겨놓은 깨알같은 당신의 글, 혼신이 스며있는 당신의 그 이름과 발자국에 총총히 머리 숙일 뿐입니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실컷 욕이라도 하소서. 우리가 당신에게 행여 짐을 지웠다면 늦은 후회이지만 마음대로 후려치소서. 살아남은 죄로 우리를 채찍케 하소서.

그 채찍으로 먼 훗날 우리가 그대 이름을 훌륭한 언론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다그쳐 주소서.

그리고 가신길에는 오롯한 평화만이 함께 하소서. 너무 많은 일을 어깨에 걸머지고 가시지 말고 훌훌 털고 가소서. 남은 일일랑 남은 사람이 하게 내버려두고 그냥 가소서. 행여 가다가 쉼터가 있거들랑 그대가 남겨놓은 글줄이라도 읽어보면서 쉬엄쉬엄 가소서. 우리가그대를정녕 떠나보내지 않았지만 그대가 굳이 가시려거든 그렇게 편안히 가소서. 세상사 다 잊고 편안히 가소서!





한국기자협회.전남매일 임직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