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통계학자들은 “신문 통계기사는 다 엉터리”라고 믿어왔다.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명시해야 할 조사시점, 조사기관, 표본집단 채택방법과 오차, 신뢰구간과 설문지 등의 요소를 제대로 갖춘 보도를 찾아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언론재단에서 펴낸 미디어 실무서 시리즈의 첫 번째가 ‘통계보도 길잡이’(사진)인 것도 숫자에 유독 약한 우리 언론의 모습과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전 3권으로 구성된 이 실무서는 먼저 ‘기자를 위한 통계이해’부터 시작된다. 보도에 필요한 통계 상식과 통계 작성 과정의 이해를 설명하고 있으며 미디어 이용 통계를 인쇄매체와 전파매체로 나누어 접근했다. 이 책에서는 숫자를 다룰 때 범하기 쉬운 논리적 오류로 모호한 표현, 특정통계치의 일반화, 비관련 분야의 전문가 인용, 조사내용을 넘어선 해석, 비과학적 신념, 다수 여론에의 의존 등을 꼽았다.
2권에서는 ‘분야별 통계 전문가의 해설’을 달았다. 6명의 전문가들이 정부지표, 경제지수, 인구·사회 통계, 보건·의학 통계, 마케팅 조사, 민간 통계 등의 분야별로 이해와 활용시 유의사항을 정리했다.
김대호 동아일보 경제부장이 ‘통계보도자료의 행간 읽는 법’ 을 정리하며 소개한 통계의 오류 하나. 지난해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500에서 1000선으로 두 배 올랐으므로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00%의 수익률을 올려야 맞다. 그런데 왜 주변에 돈 벌었다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바로 숫자의 함정 때문. 종합주가지수는 시가 총액이 높은 대형주 시세 위주로 결정되기 때문에 5개 대형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국내 장세에서는 왜곡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현장에서 뛰는 것 못지 않게 분석 능력도 중요하다”며 “통계를 정확히 해석하고 스스로 통계를 만들어 기사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3권에서는 인구, 노동, 물가 등 15개 분야의 국내 주요 통계 가이드를 정리했고 통계작성기관의 웹사이트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