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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균 KBS 보도국장

'일하는 풍토 만들어 가겠다', 전문기자 내부 육성 계획

박미영  2000.11.16 14: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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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부터 정신이 없었습니다. 보통 큰 일을 앞두고 인사가 나는 경우는 없는데, 내일 평양 간다면 오늘 발령이 났어요. 그래도 무사히 남북정상회담 보도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KBS 보도국의 축적된 역량과 잘 닦인 시스템의 결과라고 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취임한 유 균 KBS보도국장은 “북한에 대한 과거의 선입견, 고정관념을 저널리스트들이 시대흐름에 맞게 먼저 교정해야 한다”며 취임인사를 받을 겨를도 없이 역사적인 정상회담 보도를 지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46년 전북 전주 출생인 유 국장은 KBS의 첫 호남출신 보도국장. 역대 보도국장 가운데 가장 늦은 나이에 보도국장 자리에 앉은 유 국장은 “공영방송, 국가기간방송이라는 것이 내가 KBS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컨셉이다. BBC, NHK 같은 방송이 되도록 6개월이 됐든 1년이 됐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 국장은 또 “기자들에게는 자유와 책임, 권리와 의무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다닌다”는 점을 강조하고 “선후배간에도 선배는 후배에게 자유와 권한을 부여하고, 후배는 선배에게 의무와 책임을 부여하는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이외에도 “노조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전문기자 채용이 답보상태에 있으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기자제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내부 기자들을 전문기자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초부터 부장들이 실시해오고 있는 대표리포트를 부장 외에도 해설위원이나 차장, 10년 차 이상 기자들이 하도록 하는 등 일부 보도국 시스템을 정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주고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유국장은 73년 TBC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으며 언론통폐합 이후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85년부터 KBS에서 도쿄특파원, 경제부장, 정치부장, 해설위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