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지회가 25년만에 복구됐다. 동아일보 편집국 기자 7명으로 구성된 지회 운영위원회는 3일 열린 임시회의에서 지회 재정비를 결정하며 공석 중인 지회장에 김용길 편집부 기자를 선출했다. 지회장 임기는 매년 1월 1일부터 1년간으로 함에 따라 신임 김 지회장은 올 12월 31일까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회측은 “급변하는 매체환경 속에서 동아일보의 매체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기자들만의 논의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지회를 재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지회장은 “내부의 올바른 문제제기와 대안 마련에 힘써 동아일보 개혁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아일보는 지난 74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에서 시작해 다음해 기자들의 집단해고로 이어진 이른바 ‘동아사태’로 지회(당시 분회)가 와해된 이후 지금까지 지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사실상 ‘지회 없는 회원사’로 기자협회에 참여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동아일보 지회 재구성은 기자협회 차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74년 당시 동아일보 분회(분회장 장윤환 현 대한매일 논설고문)는 ‘10·24 선언’으로 자유언론실천운동의 물꼬를 텄다. ‘어떠한 외부 간섭도 배제하고 기관원의 출입을 거부한다’는 요지의 10·24 선언은 집단 광고해약 사태로 상징되는 유신권력의 탄압을 불렀고 대대적인 기자해직으로 이어졌다. 75년 4월까지 분회 집행부를 비롯해 49명의 사원들이 해임됐고 82명이 무기정직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분회는 자연스레 와해됐으며 해직기자들은 3월 18일 ‘동아언론자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결성했다. 자유언론실천운동을 보도해왔던 기자협회보는 3월 10일자로 폐간 처리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한편 동아일보 지회는 첫 공식사업으로 올해부터 노조(위원장 김창혁)와 공동주관 하에 ‘동아 대상’을 신설키로 했다. ‘동아 대상’은 매년 12월에 취재·편집·데스크 등 세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되며 이를 위해 지회는 조만간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선정팀을 만들어 시상 규정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지회장은 아울러 “지회를 재정비한 만큼 단계적으로 회원 확충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현재 90여 명의 기자들이 기자협회 회원으로 가입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