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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휴가 가야지요'

대통령 토막 휴가 소식에, 청와대 기자실 애교 섞인 푸념

김상철  2000.11.16 18: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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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가긴 가야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휴가를 둘러싸고 청와대 기자실에서는 한때 논란 아닌 논란이 일었다. 전례 없이 대통령의 ‘토막 휴가’ 방침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청와대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자들 휴가는 어쩌나” 하는 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한 기자는 “난데없는 ‘토막 휴가’ 방침에 기자들이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다”면서 “대변인과 ‘기자들도 쉬어야 하지 않겠나. 클린턴 대통령은 걸프전 때에도 휴가 갔다’며 농담 섞인 말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여러 주말에 걸쳐 2~3일씩 휴가를 쪼개서 쓸 예정이었으나 주변의 권유로 결국 일주일 동안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애초 김 대통령의 ‘토막 휴가’ 방침은 국정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일하는 틈틈이 휴가를 쓰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국회와 다음달 논의 중인 개각, 남북 장관급 회담, 광복절 행사와 사면복권 등 기다리고 있는 ‘숙제’들이 적지 않다는 것. 한 기자는 “수석들도 대통령이 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않으면 장관부터 전체 공무원 등으로 그 여파가 확산된다는 점을 들어 1주일 휴가를 계속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기자는 “이미 휴가를 간 기자들도 있고, 대통령의 휴가가 기자들에게 논란거리로 떠오를 일이겠느냐”며 “대변인에게 ‘우리도 휴가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애교 섞인 농담들이 오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