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언론 공동합의’를 통해 공식 교류의 첫 물꼬를 튼 언론사 사장단이 7박8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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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장단 방북의 가장 큰 성과는 비방 중지 등 상호이해에 대한 명시적 합의와 함께 언론 분야의 자체적인 교류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최학래 신문협회 회장과 최칠남 노동신문 책임주필은 ▷민족단합과 통일을 위한 언론활동 전개 ▷비방중상 중지 ▷상호교류·협력 추진 ▷남북언론 접촉창구 마련 ▷북측 언론기관 대표단 서울 방문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남측은 신문협회, 방송협회를 비롯한 주요 언론단체가 참여하는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해 북측의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와 추가 교류·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벌이게 된다.
실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2일 사장단과 가진 오찬 석상에서 주필, 논설위원 등의 추가 방북 요청에 대해 “합의문까지 만들었는데 무슨 초청이 필요한가. 오고 싶으면 언제든 오라고 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 차원이 아닌 남북언론 간 협의를 통해 추가 방북 등 자체적인 교류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도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추가 교류는 언론계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상호 교류·협력 추진을 명시함으로써 남북언론 기사 교류, 공동취재, 특파원 상주 등 구체 방안이 단계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으로 북측의 조선일보 방북 불허 방침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용순 노동당 비서에게 조선일보 취재거부 해제를 요구했으나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여 김 위원장에게 ‘29~31일 장관급 회담 때부터 취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김 위원장이 김용순 비서에게 취재를 허용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남북언론 합의 내용을 비롯해 사장단이 평양에 도착한 5일부터 일정을 매일 보도했다.
한편 최학래 신문협회 회장은 16일 남북언론 교류 성과와 관련 “이번 방북 합의내용에는 그동안 기자협회에서 추진해온 교류 방안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후 남북언론 교류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자협회에 당부했다.
최 회장은 김영모 기자협회 회장과가진전화통화에서 이같은 뜻을 전달하며 “북측의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와 논의할 남측 창구로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도 기자협회가 중심적으로 작업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