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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회 이달의 기자상 선정경위/´포르말린´ 끈질긴 2년 추적보도 호평

´끝나지 않은 전쟁´ 기획의도.접근방식 돋보여, 거의 모든 부문서 고루 추천...치열한 경쟁 반영

유재천  2000.11.17 21: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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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천 한림대 교수





제119회 ‘이달의 기자상’ 후보로 취재보도부문 7편, 기획보도부문 7편, 지역취재부문 7편, 지역기획보도부문 2편, 전문보도부문 7편 등 모두 33편이 추천되었다. 지역기획보도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문에서 고루 추천되어 갈수록 ‘이달의 기자상’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향이다. 그만큼 심사도 어려워지지 않을 수 없다.

심사결과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의 ‘포르말린 첫 공식 확인자료 식약청 은폐’, ‘포르말린 검출 제각각 적용’이, 기획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석유시장을 파헤친다-담합 원가 부풀리기 덤핑 등 실태점검’이,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중부일보의 ‘수산물 비싼 이유가 있었다’가,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는 춘천MBC의 ‘끝나지 않은 전쟁, 평화 그리고 대인지뢰’가, 그리고 전문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민주당 美공화당 全大참관 외교부압력행사문건 파장’이 각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모두 투철한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뛰어난 기사와 사진이었다.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KBS의 ‘포르말린…’은 무엇보다도 2년간의 끈질긴 추적보도라는 점이 평가되었다. 포르말린 통조림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져야 할 식품의약품안정청의 무사안일한 태도와 무책임함을 비판한 것으로 98년 11월에 첫 보도를 한 뒤 올해 7월 25일에 네 번째 보도를 할 때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했다. 그 결과 포르말린에 대한 규제나 기준마련의 문제를 의제화했으며, 식약청이 천연과 화학 포르말린에 대한 자체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되었고, 억울하게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통조림업자들의 무죄 입증에 준거를 제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취재보도과정에서 취재기자들은 검찰의 무리한 구속수사를 비판했으며 피의자 공표관행의 문제점을 아울러 지적하기도 했다. 죄지은 사람 열 명을 처벌하는 것보다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자세로 취재에 임한 점 또한 평가할 만하다.

기획보도부문에서 수상한 동아일보의 ‘석유시장을 파헤친다…’는 기획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획물은 주유소 상품표시(폴사인·pole sign)제도가 과연 ‘소비자 보호’의 명분에 걸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겉치레’에 불과한지를 점검해 본 것이다. 3주 간에 걸친 취재 결과폴사인제가품질보증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단순히 정유사들의 시장점유율 유지의 장치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아가 이 제도의 파행 이유가 정유사들의 담합과 덤핑 및 원가 부풀리기에 있다는 것도 파헤쳤다.

이 기획보도는 그동안 취재가 힘들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다루지 못했던 석유시장 및 정유업계의 문제점을 심층보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취재부문에서 수상한 중부일보의 ‘수산물…’은 수원농산물 도매시장 내 수산시장의 경우 수산물을 수집해야 할 도매법인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중도매인들이 서울 노량진이나 가락시장에서 수산물을 공급받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 결과 유통체계가 한단계 더 늘어나면서 소비자 가격이 30% 가량 비싸게 책정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이 공모해 허위거래내역서를 작성하는 등 불법유통이 만연하고 있고, 공무원들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수상작과 함께 인천일보의 ‘인천시금고 선정작업 백지화’도 뛰어난 취재보도로 평가되어 끝까지 경합했으나 아깝게 상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상과 상관없이 격려를 보낸다.

지역기획보도부문의 수상작인 춘천MBC의 ‘끝나지 않은 전쟁…’은 기획의도와 접근방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경의선 복구와 연관해 대인지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게 한 보도프로그램이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국일보의 ‘민주당…’은 사진보도 그 자체는 아니었으나 문제가 된 문건내용을 순간적으로 사진취재함으로써 충격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정치부와 팀을 이루어 사건의 전말을 밝히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