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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방송,아날로그 보다 수신 성공률 낮다'

방송기술인.시청자 단체 전면 재검토 요구

서정은  2000.11.17 21: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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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디지털 방송방식에 대한 재검토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정통부가 주최한 ‘디지털TV 실험방송 최종보고회’ 결과를 놓고 방송기술인·시청자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청자연대회의·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방송기술인연합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8월 31일 지상파 디지털TV 실험방송전담반이 공개한 현장실험 결과는 그동안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한 디지털 방송 전면 재검토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며 “아날로그(NTSC) 방송보다 못한 미국방식(ATSC)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정통부가 주최하고 KBS가 주관한 ‘지상파 디지털TV 실험방송전담반 최종보고회’ 결과에 따르면 ▷방송구역은 디지털TV 1kW와 아날로그 10kW 비교시 디지털TV가 다소 넓고 ▷수신성공률은 디지털TV가 다소 높으며 ▷도심지역은 다중경로에 의한 영향이 커 디지털TV가 수신성공률이 같거나 다소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박병완 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도심에서의 수신성공률은 방송 3사 모두 현재의 아날로그 방식에 못미치고 전체적으로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날로그와의 비교실험에서조차 미국방식이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정보통신부는 재검토 주장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실험방송반 결과에서 3세대 수신기가 2세대 수신기보다 수신성공률이 개선됐다고 했지만 개선된 정도는 2.5%에 불과하다”며 “미국방식을 고수할 경우 수신불량 때문에 디지털 전환의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최종보고회 질의응답 시간에서 실험방송전담반의 한 연구원이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디지털방송 방식간의 비교테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간 비교는 의미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겠냐”며 “디지털 방식간의 현장 검증없이 미국방식을 채택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자초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정통부는 미국방식과 유럽방식의 비교실험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재검토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재검토 논란이 불거지면서 방송위원회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위원장 조강환)는 이 문제를 현안으로 상정하고 정통부에 비교실험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또국회연구단체인 ‘가상정보가치연구회’(대표의원 이상희)도 이 달 중순께 공청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