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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티조선인 이유

냉전 잣대·사용자 시각·친일…동기·이유 '다양'

김동원 기자  2002.05.29 11: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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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인사와 네티즌들이 안티조선에 참여한 동기와 이유는 제 각각이다.

그러나 개인적이든 아니면 집단적이든 조선일보의 논조와 보도태도에 문제의식을 가진 결과에서 비롯된 선택이라는 점은 한결같다.

‘친조선일보 작가’로 지목받아오다 최근 안티조선을 선언한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이순원씨는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와 지난 4월의 민주당 경선에서 보여준 조선일보의 논조가 “신문사 사주의 권한을 위해 사운을 걸고 편파와 왜곡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는 절독의 이유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는 또 자신의 글이 조선일보 정치면의 편파와 왜곡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반성하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7년 ‘나는야 통일 1세대’란 저서에 관한 월간조선의 색깔론 보도에 반발, 소송을 제기했던 외국어대 이장희 교수(법학)는 “당시 사건이 조선일보를 정확히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조선일보가 색깔론 보도로 무고한 사람의 인권을 침해해 놓고도 반성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문제 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구독거부운동으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던 조선일보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의 전정표 대표는 “할아버지 때부터 보던 조선일보를 끊은 것은 지난 90년대 초 말지를 통해 조선일보가 친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였다”며 “그 뒤 최장집 교수 사상검증 사건을 접하면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안티조선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자격으로 조선일보 거부선언에 참여한 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은 “조선일보가 남북관계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고의로 특정사실을 과장, 왜곡한 사례를 보면서 공정·사실 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남북관계의 미묘한 성격을 볼 때 남쪽 사람들에게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는 민족화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반대 시면연대에 참여한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사용자 편드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노동문제와 관련해 최소한의 공정보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안티조선 사이트 ‘우리모두’의 한 네티즌(ID 햇귀)은 자신이 안티조선에 참여한 이유를 “사실을 왜곡 보도하는 언론사가 자칭 타칭 영향력 1위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일반인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때문”이라며 “언론의 기본 의무를 지키지 않는 신문이 가장 많이 읽히고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사실에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모두’에 초창기부터 참여해 온 또 다른 네티즌(ID 스틸레인)는 “평범한 40대 가장으로서 우리가 살아온 암울했던 시절을 내 아이들은 겪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며 하고픈 말이 거대권력이나 언론에 의해 왜곡되거나 강제로 표현의 자유가 차단되지 않게 하기 위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