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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주총 시작부터 사장 선임까지 5분

김 현  2000.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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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8시 30분 연합뉴스 6층 관리국장실. 5명의 주주와 박영준 감사가 모여 있었다. 지난 8월 주총으로 얼굴이 알려진 KBS와 MBC 측은 다른 사람이 사장의 위임을 받았다. 30분 동안 환담을 나눈 이들은 노조 사무실을 지나 7층 사장실로 올라갔다.

7층에서는 노정선 업무담당 상무가 이들을 맞았다. 노 상무와 KBS 주주는 전날 오후에 만나 ‘주총 대책’을 논의한 ‘구면’이었다. 사장실에서 주주들과 얘기를 나눈 노 상무는 최정 편집담당 상무 방으로 건너갔다. 노 상무는 국·실장 편집회의를 주재 중이던 최 상무에게 “주주들이 모였으니 인사나 나누라”고 말했다.

최 상무가 사장실에 들어서자 KBS 주주권한을 위임받은 김학래 정책기획국 부장이 문을 잠근 뒤 “주주들이 모였으니 주총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주총 시간은 11시 30분”이라며 반발하는 최 상무에게 박 감사는 “참석 주주 모두 동의하면 시간 변경이 가능하다”며 적법 여부를 설명했다.

최 상무는 주재 중이던 회의를 마저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편집회의는 9시 50분 경에야 끝났다. 사장실 문은 여전히 안에서 잠겨 있었다. 접견실 문을 통해 들어간 최 상무는 감사에게 ‘이같은 사태’의 적법성을 재차 물었다. 감사의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최 상무는 의사봉을 잡았고 총회 성립을 선언했다.

KBS 주주가 김근 씨를 추천하자 MBC 주주가 재청했다. “이의 있습니까”라는 최 상무의 질문에는 아무도 답변이 없었다. 최 상무는 김근 씨의 이사 선임을 선언했다. 총회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의원 총회를 위해 올라오는 조합원들과 사장 선임을 마치고 사장실을 나오는 주주들이 7층 복도에서 마주친 시간은 10시를 막 넘긴 시각. 종로서에서 나온 정보과 형사는 “나도 뒤늦게야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