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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합·니·다] ´기자 본성´ 투철한 이수형 동아일보 법조팀 기자

'나는 궁금하다 고로 나는 취재한다'

이상기  2000.11.19 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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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한겨레 민권사회부 기자





이수형 동아일보 사회부 법조팀 기자(사진)는 수줍음이 많고 말수는 별로 없다. 그러나 글은 매섭다. 어디 저런 독기가 숨어 있을까 생각들 때가 많다.

법조 출입기자들은 일상이 긴장의 연속이다. 기사경쟁이 가장 심한 출입처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기자의 평상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인간과 역사발전에 대한 믿음을 지켜내는 일 말이다.

이수형 기자는 이런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취재원을 대하는 태도부터 인간적이고 인상적이다. 좋은 정보는 취재원과의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결코 얻어지지 않는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궁금한 게 많다. 그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몰고 온 특종보도를 한 것도 다 이런 호기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탈리아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나는 궁금하다. 고로 탐구한다”는 말은 이 기자에겐 이렇게 치환된다. “나는 궁금하다. 고로 취재한다.”

팩트 확인에는 그 누구보다 철저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아마 몇년전 경찰기자때 오보문제로 제소당해 승소와 패소를 거듭한 경험이 작용했을 것 같다. 그는 비트겐쉬타인의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자”는 말을 종종 염두에 둔다고 한다.

결론을 미리 내려 이를 합리화시키는 팩트만 찾는 게 우리 언론의 가장 큰 병폐라고 그는 생각한다. 너무 조심스러워 멈칫거리다 특종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작년 봄 옷로비 사건 1보를 취재해 놓고도 특종을 타사에 넘겨준 적도 있다. 물론 남다른 기자 근성으로 이 사건을 물고 늘어져 반년 가까운 추적 끝에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입수해 그해 관훈언론상을 타내기는 했지만.

90년 평화방송에서 기자 첫발을 디딘 그는 1년 뒤 ‘평방 사태’로 해직돼 몇달간 쉬다 91년 문화일보 창간 멤버로 들어갔다. 95년 동아일보사 주간 뉴스플러스로 옮긴 뒤 1년쯤 지나 동아일보 사회부로 다시 적을 옮겼다.

이 기자는 자신이 취재한 기사 가운데 98년 봄 ‘의정부 판사 금품수수비리’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근대사법 100년 사상 판사들의 비리를 최초로 밝혀낸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시 수사검사가 “나는 검사”라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데 맞서 하나둘 진실을 캐내던 보람 때문이란다. 그때 그를 지탱해준 말, “그래, 나는기자다!”





‘소개합니다’는 한 기자가 다른 출입처의 타사 기자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란입니다. 다음호에는이수형 기자가 바통을 이어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