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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언론계 ´좌불안석´

현역기자들 인터넷 사이트 ´뉴스통´ 개설, 이권개입 등 언론사 비리 공개 나서

김상철  2000.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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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지역 언론계에서는 갑작스레 출현한 한 인터넷 사이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은 힘이지만 연필에 침 발라가며 꼭꼭 눌러쓰는 자세로 사회의 모든 금기와 성역에 도전하겠다’며 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뉴스통’(www.newstong.co.

kr)이 그것.

여느 인터넷매체와 달리 현직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뉴스통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현재 30대 안팎의 이 지역 젊은 기자들 10여 명이 비실명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이 지역 언론계를 긴장시키는 것은 언론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일선 기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내용도 ‘생생하다’.

‘언론계 엿보기’에는 이 지역 한 신문사의 기자 모집에 1차 4명, 기간을 연장한 2차에 8명만이 지원했다는 소식이나 신입기자 2명이 모두 회사를 그만둬 4∼5년차 기자들이 또다시 막내로 전락했다는 한 방송사 형편을 전하며 열악한 임금과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핫뉴스’를 통해서는 기자들의 이권개입, 폭력, 무면허 음주운전 등 잇따른 비도덕적 행태를 공개하며 언론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데 대해 “철저한 동업자 의식이 발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안티조선운동에 가담한 지역인사 21명에게 보내는 “안티조선은 하면서 왜 광주 신문에서 ‘안티○○’은 안하는 겁니까”라는 글도 실려있다.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광주의 지식인 20여명’이 아니라 ‘시민 20여명’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정도에 지나지 않다”며 “이들이 이같은 방식으로 지역언론 개혁운동을 전개한다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내용이다.

뉴스통에 참여하는 한 기자는 “신문사 난립과 이해 관계에 따른 침묵의 카르텔이 심각한 양상이다. 이 때문에 제도언론의 한계를 절감한 젊은 기자들이 모여 사이트를 만들었다”며 “일선기자들의 취재력을 이용해 보도하지 못한 사건이나 의제를 계속해서 공개하고 제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직 기자의 참여를 20여명 선으로 넓히는 한편 ‘시민기자’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도에 따른 파장도 만만찮다. 이 지역의 한 기자는 “먼저 사주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언론사의 경우 자사 관련 보도가 나오자 내부에서 뉴스통 참여자를 ‘색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얼마나 버틸 수있을까’하는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도 있다. 또다른 한 기자는 “아직 조직적인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명예훼손 움직임에 대한 대응 등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면서 “일단 젊은 기자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라도 못다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