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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발위, 이번에는 구성되나?

국회운영위 계류...벌써 '뜨거운 감자'언급, 정간법 개정안.해직언론인배상법 등도 대기중

김상철  2000.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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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을 거듭하던 국회 의사일정이 잡히면서 언론발전위원회(언발위) 구성 결의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이후 상임위원회별로 법안 등 안건 심사에 들어간다.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물론 지난 7월 여야 의원 31명이 공동 발의한 언발위 결의안의 향방이다.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 중인 언발위 발의안은 지난달 기자협회가 국회 운영위와 문화관광위 위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구성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 대부분의 긍정적인 입장을 얻은 바 있다.

언발위 활동기간 조정 등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측은 “어차피 국감이 끝나면 논의가 될 것이며 국감 때도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광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측도 “문광위 산하 언론소위에서 언발위 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측도 “문광위 법무감사 등에서 거론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처리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소관 상임위를 문광위로 옮겨야 한다는 논란이 되풀이되는 등 언발위 안은 여전히 정치권에서 부담스런 숙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문광위원은 “사실 여야 지도부 입장에선 ‘뜨거운 감자’로 여겨질 것”이라며 “아직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논의가 시작될 경우 언론사들의 반응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측에서는 “굳이 당론을 따를 일은 아닌데 의원들이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기자협회(회장 김영모)와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는 이와 관련 이번 주 중으로 국회 운영위 위원들에게 언발위 통과를 위한 협조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김주언 언개연 사무총장은 “언발위가 구성돼야 주요 의제들은 선정,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언발위 외에 ‘국회 통과’를 추진하는 언론관련 법안도 잇따를 전망이라 주목된다. 언개연은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연내 입법을 목표로 재입법청원을 준비하고 있다. 언개연은 언론사 소유지분 제한을 30% 이하로 규정하고 정보공개 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정간법추가개정안을 마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논의를 거쳐 입법청원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지난 7월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의 ‘별도 입법 추진’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던 80년해직언론인배상특별법의 경우 주무부처인 문화부에서 의원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의원입법을 위해 그동안 몇몇 의원들과 접촉해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반면 당사자인 해직언론인협의회(회장 이경일 언론재단 이사)측은 정부입법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문화부에서 의원입법 방침을 전달받은 한 의원측에서는 “별도 입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해 긍정적으로 접근했었지만 해직언론인들의 정부입법 요구가 워낙 강경해 더 이상 논의를 진행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언개연에서 입법청원한 정간법 개정안과 98년 말 당시 국민회의 의원 전원이 국회에 제출했던 해직언론인배상법안은 지난 국회에서 논의에 이르지 못하고 회기종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