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민주적 흡연문화 개선에 뜻을 같이한 몇몇 기자들은 지난달 29일 ‘사무실 금연과 흡연실 설치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서명운동, 캠페인 등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추진위는 10월 초 우선 보도본부 4층에 있는 보도제작 1∼3부, 경제부·문화부·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전체 76명 가운데 60명이 사무실 금연을 찬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추진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일 보도본부장과 보도제작국장을 각각 면담하고 11월에 있을 보도본부 부서 재배치 때 3층과 4층에 모두 3개의 흡연실을 설치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아울러 간부급들의 사무실 흡연을 자제하도록 직접 권고하겠다는 약속도 들었다.
이에 대한 기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정치부, 사회부, 국제부가 포진해있는 3층에선 금연운동이 어려울 것이란 회의파가 많고, 드러내놓고 흡연권을 주장하진 못하지만 언짢은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애연가들도 있다. 서명운동에는 동참했지만 흡연실이 만들어질 때까지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겠다는 소신파(?)가 있는가 하면 서명에 참여하고 난 뒤 바로 사무실 금연을 실천하는 모범파도 있다.
보도국 한 기자는 “이성적으로는 금연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불편하고 귀찮아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무실 금연은 기자사회의 민주화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자는 “대부분이 기사 한줄 막힐 때마다 담배를 피워무는 습관이 있는 데 그 때마다 휴게실로 이동해야 한다면 맥이 끊길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휴게실에서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추진위 결성을 주도한 보도제작국 한 기자는 “이미 방을 따로 쓰는 과학부, 영상취재부 등은 자체적으로 금연을 실시하고 있다. 사무실 금연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누구의 명령과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운동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