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노조 파업 ´일단 정지´

사장 불신임 투표도...교섭 재개키로, 마간 진통 '철회냐,유보냐'불씨 남겨

서정은  2000.11.19 00:00:00

기사프린트

파업과 사장불신임 투표 등 극단으로 치닫던 KBS 사태가 일단 소강 국면을 맞았다. 지난 27일 새벽 5시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KBS 노조(위원장 현상윤)는 전격 파업유보 결정을 내리고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30·31일로 예정됐던 사장불신임 투표도 유보됐다.

파업을 코앞에 두고 26일 밤 늦게까지 물밑협상을 벌여온 노사는 파업 ‘철회’냐 ‘유보’냐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오다 자정 무렵 ‘파업과 사장불신임 투표 계획을 우선 거두고 협의에 임한다’에 전격 합의하면서 파국을 면했다. ‘우선 거두고’란 표현으로 일단 한발씩 양보했지만 여전히 사측은 ‘파업철회’로, 노측은 ‘파업유보’로 해석하면서 팽팽한 감정대립이 빚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측은 폭력행위에 대한 노조 사과와 불법파업 철회가 전제돼야만 직권면직 및 고발취하를 검토하고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회사는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조가 사과문 게재 및 재발방지 약속, 불법파업 철회 등을 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며 “파업시 무노동무임금 적용, 파업참가자에 대한 징계 등을 실시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노조는 직권면직 및 고발취하가 먼저 이뤄져야 교섭에 나설 것이며 파업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왔다. 26일 KBS지회, PD협회 등 13개 협회장들이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오후 10시까지도 양측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파업을 5시간여 앞둔 자정 무렵 극적 타결을 본 노사는 “파업 돌입 등 파국으로 갈 경우 KBS의 발전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판단 해 교섭을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28일 현재 교섭위원수와 명단 등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30일부터는 교섭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섭에 앞서 노조는 정·부위원장 직권면직 철회와 집행부 고소고발 철회, 사내개혁 7개 과제 등을 사측과 논의하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즉각 사장불신임투표 등 투쟁에 나설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노조가 불법파업을 철회한 만큼 교섭을 통해 직권면직 철회 및 고소고발 취하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사내 불법설치물 철거 및 사과문 게재 요구는 변함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