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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켜·며] 상여금 유감

김 현  2000.11.19 20: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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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김근 사장이 상여금을 받았다.

받은 날은 14일. 노조의 파업 논의가 한창이던 때다. 취임도 하기 전, 주총 통과한 지 한 달도 안된 때다. 직원들은 입사 3개월에서 하루라도 모자라면 상여금이 없다. 김 사장은 100% 모두 받았다. 받은 돈은 580여 만원. 기자들은 올해부터 사실 상 200%의 보너스가 줄게된다. 작년만 해도 800%의 상여금을 받았다. 사측은 97년부터 매년 앞당겨 지급했던 보너스 200%를 올해에는 정리하자는 입장이다.

평직원과 사장의 급여를 견주는 게 말 안되는 비교일 수도 있다. 또 김 사장의 상여금을 상신한 관리국은 ‘전례‘를 이유로 든다. 김종철 전 사장도 취임 보름 만에 상여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

직원 보너스는 4년만에 삭감되고 김 사장이 취임도 전에 ‘전례‘에 따라 상여금을 받는 건 지금 연합 상황에서 ‘도덕적 모순’을 남긴다. 어렵게 들어온 김 사장의 연합뉴스 입성은 ‘전례‘에 있던 일이던가. 김 사장은 조직 포용에 대해 “시간을 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포용’은 정서적인 접근에서만 주고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맨 처음 김 사장을 반대했던 이유도 ‘정서적’인 이유 아니었던가. 배고플 때 친구가 진짜 친구이고 ‘인심’의 출처가 ‘곳간’이라는, 정서의 기본을 왜 몰랐을까. 연합에는 지금 위상 재정립 논의가 한창이다. 김 사장이 이번 상여금을 받지 않는 새로운 ‘관례‘를 남겼다면 김근 사장의 ‘위상’도 재정립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