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열기자협회 제공
“줘야 할 돈을 내주다” “무슨 일을 겪어내다” “아침·점심 등을 먹다” 등의 뜻을 지닌 말 ‘치르다’를 ‘치루다’ 꼴로 잘못 쓰는 일이 흔하다.
“잔치는 잘 치뤘느냐” “곤욕을 치뤘다” “값은 얼마를 치루면 되나요” “아침을 막 치뤘다” 따위가 그 예이다.
하지만 ‘치르다’는 ‘으불규칙 활용’ 하는 동사로서 ‘치르고·치르니·치르므로·치러라·치렀다’ 등으로 써야 하는 말이다. 어간에 자음어미가 붙으면 ‘르’가 그대로 살아 있고, 모음어미가 붙으면 ‘르’가 ‘러’ 따위로 바뀌며, 어떠한 경우에도 ‘루’ 꼴로 바뀌지는 않는다.
또 “액체 속에 넣다” “술·김치·장 등을 익도록 그릇에 넣다” “젓갈을 만들다”는 뜻의 ‘담그다’와 “여닫는 물건을 열지 못하게 하다” “액체 속에 넣어 가라앉게 하다”는 뜻의 ‘잠그다’도 ‘치르다’와 같은 우를 범하기 쉬운 말이다.
“김장을 담궜다” “문을 잠궈 들어가지 못했다” 등으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말 역시 어떠한 경우에도 ‘그’가 ‘구’ 꼴로 바뀌지 않는다.
‘치르다’와 마찬가지로 이들 말 어간에 자음어미가 붙으면 ‘그’가 그대로 살아 있고(담그고·잠그고, 담그니·잠그니, 담그면·잠그면 등) 모음어미가 붙으면 ‘그’가 ‘가’ 꼴(담가·잠가, 담가라·잠가라, 담갔다·잠갔다 등)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