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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장관 언론개입 집중 추궁

방송위.KBS 국정감사, <방송위> 위성방송 관련 ´밀실 행정이다´비난, 방송 외압 의혹 등 공정성 문제 제기

박미영/서정은  2000.11.19 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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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

1일 방송위원회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의 언론개입 의혹에 대한 집중 추궁을 받았으며, 방송위의 신규 PP사업자 선정 문제, 위성방송 사업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방송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의혹들이 집중 거론됐다.

▷박 전장관의 언론개입 의혹 집중 추궁=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지원 전 장관의 언론계 인사 개입 문제, 방송 선정성 추방발언 등 언론계 영향력 행사, 언론사 사장단 방북 및 합의문 작성 경위 등을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박 전장관이 지난 8월 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추방하는 데 장관직을 걸겠다고 한 것은 방송위의 권한을 침해한 월권행위”라고 추궁하고, “방송사 사장단의 선정성 자제 결의가 8월 2일 박 전장관의 발언에 앞서 7월 26일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했는데 이날 회의록에는 전혀 기록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장관은 “방송위로부터 심의결과를 전달받는 등 계속 논의해 온 사항”이라고 말했으며 김 정기 방송위원장은 “안건이 아닌 경우에는 회의록에 기록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은 “언론사 사장단을 인솔해 방북, 김정일에게 언론플레이의 장을 마련해줌으로써 북한의 남한 언론 길들이기 전략에 놀아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남북간 비방 중지는 7·4 남북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에도 명기된 기본 정신”이라고 답변했다.

▷부도난 업체에 신규PP 허용한 이유는=김일윤 한나라당 의원은 “방송위원회가 올해 초 15개 신규 PP를 허가하는 과정에서 부도회사인 센츄리TV를 선정한 것이 이 회사 모 사장과 친분관계에 있는 박 전장관의 요청에 따른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또 “센츄리TV 의 경우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21개 업체중 21위를 했고, 신청업체 중 유일한 부도회사로 현재 5억원의 방송발전기금을 낼 돈이 없어 승인장조차 받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부의 압력이 없다면 도저히 선정될 수 없는 업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정기 방송위원장은 “허가기준에 따라 12개 업체를 선정하고, 나머지 3개 업체는 방송위가 방송정책을 고려해 추가로 선정한 것”이라며 “외압은 없었다”고 발했다. 박 전장관도 “김 사장이 외환은행 뉴욕지점 차장 시절알게됐다.그러나 센츄리TV의 승인 사실은 심사결정 후 전해 들었다”고 해명했다.

▷갈팡질팡하는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방송관련 최대 현안 사업인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과 관련 “방송위가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 있어 일부 지상파방송이나 재벌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일윤 한나라당 의원도 “비교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 비공개적이고, 심사위원 선정 기준 마련 역시 투명하지 못하다”며 방송위의 밀실행정을 비판했다.



■KBS

2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는 일본 모리 총리의 독도 관련 망언 삭제와 ‘추적60분’ 방송 연기 사태 등 방송외압 여부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의원들은 또 KBS의 위성방송 참여 논리와 연합뉴스에 대한 KBS 소유지분 처리 방안을 집중 추궁했다.

▷국익인가, 정권의 이익인가=박종웅, 심규철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리 총리의 독도망언 삭제, 방송3사 대통령 특별회견, 북한에 끌려가고 있는 보도태도 등을 볼 때 방송 외압 의혹이 제기되며 공정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권상 사장은 “반복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자꾸 떠들어 이득될 게 없다. 외압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토론프로그램 출연자 선정에 관여하고 DJ를 비판한 모 교수 발언이 방송에 나가자 언짢아했다는 데 사실이냐”고 추궁하자 박 사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관여할 능력도 시간도 없다”고 답했다.

▷위성방송 참여 꼭 해야하나=신기남 민주당 의원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가기간방송의 위성방송 참여는 적절치 않으며 위성방송에서의 지상파 독점을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KBS가 경영이 아닌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위성방송의 공영성을 담보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박 사장은 “10%의 지분참여가 어떻게 독점이 될 수 있느냐”며 “KBS는 위성방송에서 상업주의를 견제하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외국 프로그램 의존도 심각=이미경 의원은 “미국, 일본 등 특정 국가에 편중된 프로그램 수입으로 ‘문화적 편식증’이 우려되고 국산 영화와 애니메이션 방영비율이 너무 낮다”며 “국내 콘텐츠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면 KBS가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육성하는데 솔선수범하라”고주문했다.

▷연합뉴스 지분 문제=최용규 민주당 의원 등은 “KBS 지분을 연합뉴스에 이전하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측과 협의한 바 있는지, KBS는 어떤 입장인지 밝히라”고 주문했으며 KBS는 이에 대해 서면답변키로 했다.

한편 남경필 의원은 탤런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과 관련 방송 출연 취소 처분에 대한 박 사장의 의견을 물어 눈길을 끌었다. 박 사장은 “동성애 문제는 우리 세대에선 없었던 이야기라 잘 모르겠지만 급진적 변화에 대해서는 기존 사회·도덕적 범위 안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KBS 내부에서도 정립이 안된 사안이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