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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쓸데없이 덧붙인 'ㄹ'

한국교열기자협회  2000.12.09 14: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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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열기자협회 제공





“지그시 눌르고 있어라.” “몸을 추슬르고 일어서더니….” “국물을 체에 밭쳐 걸른 뒤….” “골르고 골랐다는 게 겨우 이거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들 문장 중의 ‘눌르고’ ‘추슬르고’ ‘걸른’ ‘골르고’는 모두 우리말법에 어긋나는 말로, ‘ㄹ’을 쓸데없이 덧붙여 쓴 사례다.

이들 낱말은 ‘누르고’ ‘추스르고’ ‘거른’ ‘고르고’로 써야 바른 말이 되는데, 이처럼 ‘ㄹ’ 받침을 쓸데없이 덧붙여 쓰는 것은 ‘르불규칙 용언’을 잘못 활용한 탓이다.

‘르불규칙 용언’은 어간의 끝음절 ‘르’가 어미 ‘아·어’ 앞에서 ‘ㄹㄹ’로 바뀌어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즉 ‘고르다’는 ‘골라’로, ‘누르다’는 ‘눌러’로 활용한다. ‘르’가 ‘ㄹㄹ’로 나뉘어 하나는 ‘르’의 앞말에 받침으로 쓰이고, 하나는 ‘아·어’와 결합하여 ‘라·러’가 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무때고 ‘ㄹ’을 덧붙여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르’가 ‘ㄹㄹ’로 바뀌는 것은 어미 ‘아·어’ 앞에서만 그러할 뿐, 그외에는 ‘ㄹㄹ’로 나뉘지 않는다.

따라서 기르다, 무르다, 조르다, 주무르다, 지르다 등을 길르고, 물르며, 졸르니, 주물르기에, 질르더니 따위로 활용하면 안된다. 기르고, 무르며, 조르니, 주무르기에, 지르더니가 바른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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