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21일 오후 대의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 대회를 열어 27일 오전 8시를 기해 KBS, MBC, SBS 등 방송사 직원들의 서울타워 출입을 막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또 같은 날 집행부와 대의원을 중심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가고 현 경영진의 경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재철 노조위원장은 “송신탑 임대료 문제는 경영진이 방송사 사장들을 만나 해결할 경영상의 문제”라며 “그러나 경영진은 무능하고 회사는 파산 상태인 상황에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노조가 이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나선 것은 서울타워 매입 대금 중에 사원들의 돈이 포함돼 있기 때문.
YTN은 올해 4월 8일 체신공제조합으로부터 701억원(세금포함 742억원)에 서울타워를 인수하면서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YTN 주식을 일반 공모해 816억원을 모으고 204억원은 우리사주로 직원들로부터 조달했다. 당시 노조는 한 은행과 연결해 9.5%의 금리로 직원 1인당 3000~4000만원의 대출을 도왔다. 한 조합원은 “방송사에서 임대료를 안 내니까 보너스도 제대로 못 타고 있는데 그나마 월급이 나오면 매달 통장에서 30~40만원의 이자가 자동으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방송 3사가 송신탑 임대료를 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서울타워의 적정 임대료 수준이 YTN과 다르기 때문이다. YTN의 최종 인상안대로 임대료를 올리면 KBS가 36억원(337%), MBC가 18억원(333%), SBS는 16억원(207%)의 연 임대료를 내게된다. 인상 이유는 국가소유에서 민영화가 됐으니 적정한 시장 가격을 찾자는 것.
백인호 YTN 사장은 “체신공제조합은 국가지원을 받았지만 우리는 745억원을 투자해서 관리를 해왔으니 적정한 시장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봉환 서울타워 본부장도 “인수해 보니 안전이 염려될 만큼 관리가 엉망이었다”며 “보수 비용만도 107억원이 드는데 그나마 이 인상안에는 24억원만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사는 YTN이 서울타워를 너무 높은 가격으로 인수해서 그 부담을 방송사에 떠넘긴다는 입장이다.
이홍기 KBS 관재부장은 “YTN이 무리하게 서울타워를 인수하고 그 금액을 기준으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YTN 인수 이전에 6억9000만원의 임대료를 냈던 KBS는 10억원 미만의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YTN의 너무 큰 인상폭을협상에서 줄이지 못한 방송 3사는 10월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행위로 YTN을 신고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감정한 서울타워의 적정 가격은 340억원이다.
한편 YTN 노조가 “구속도 감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YTN과 방송 3사는 25일 가진 지난 주 마지막 협상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25일 밤늦게까지 현수막과 피켓을 준비하는 등 타워 봉쇄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이며 YTN과 방송 3사는 28일 오후에 다시 임대료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이재철 위원장은 “타워 봉쇄 투쟁과 부분 파업의 수위는 28일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타워에는 방송 3사의 직원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국 가청인구의 48%가 서울타워의 전파를 수신하고 있다. KBS는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고 방송위원회에 방송중단사태에 대한 특별조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