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보도행태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언론발전위원회 설치 등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와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이 주최한 ‘언론보도 문제점과 개선 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언론보도의 각종 문제들은 불투명한 신문경영, 족벌사주 체제, 기자윤리 실추, 언론피해구제 제도 미흡, 전문성 부족 등 구조적 병폐에 기인한다”며 “언론발전위원회를 통해 한국 언론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국민적 과제로 설정해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경제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발표한 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은 “언론권력이 정치권력과 결탁함으로써 언론사주 및 종사자의 불법-탈법-비리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도 정치·경제적 의도에 따라 기사가치를 변질·왜곡시킨 보도가 예사롭게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국장은 ▷지연과 인맥에 근거한 한국정당의 계파적 특성이 정치보도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신문사들이 증면경쟁에서 발생한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대출에 의존하다보니 금융권도 언론의 성역이 돼 버렸으며 ▷주식투자 관련 보도 또한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익단체도 없고 광고주도 아닌 농민과 도시지역 소외계층 관련 보도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북문제 보도 문제점’을 발표한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은 “일부 언론의 대북 갈등적 보도태도는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에 폭파용 지뢰역할을 하고 있다”며 “독선적인 사주와 냉전의식에 절어있는 언론간부들의 전횡에서 언론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뉴스의 보도 문제점으로 ▷신속성·현장감만을 부각시켜 보도가 지나치게 단순 명료하고 천편일률적이며 ▷뉴스내용과 화면의 연계가 적절치 않거나 의도적인 연출이 많고 ▷이른바 ‘그림이 되는’ 사건만을 뉴스아이템으로 선정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백 교수는 또 “대부분의 뉴스전담 기자들이 옷로비 사건이나 동방증권 대출사건 등 민감한 사안일수록 양비론적으로 접근하는 기회주의적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영호 전 국장은 "공정보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유분산을 통한 편집권 독립등 언론개혁이 시급하다"며 "언론발전위원회를 통해 소유구조 규제,광고시장 정상화,언론윤리 확립.기자전문성 확보,미디어교육의 제도화등을 연구해 언론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