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한나라당 출입기자인 이인열 기자. 둔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별명이 두꺼비다. 본인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지만 배도 좀 나왔다.
하지만 매의 눈초리를 가진 타고난 기자다. 기사 냄새를 맡을 줄 아는 동물적 감각을 지녔다고 할까.
수습기자 시절의 일이다. 80대 노인이 객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법적으론 단순 병사였다. 하지만 이 기자는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이웃 주민들을 만나봤다고 한다. 자식들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내다 버렸다는 충격적인 말. ‘현대판 고려장’이었다. 결국 이 기사로 수습신분에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물론 운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5년차 기자가 이달의 기자상을 3차례나 받았으니 운만 좋은 기자는 아닌 게 분명하다.
같은 기자로서 부러워 할만한 기사가 있다. 98년도에 각 대학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특차비율을 높일 당시 서울대도 특차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타 대학들도 개인의 특성을 살리려는 교육개혁의 방향과는 달리 수능비중을 높이면서 특차를 확대했다. 이 기자는 이 문제를 간파해 ‘대학시계가 거꾸로 간다’고 1면 머릿기사로 꼬집었다. 기사가 난 다음날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모여 계획의 전면취소를 발표했고, 서울대도 특차도입안을 수정했다. 입시 정책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것이다.
이인열 기자는 육상선수로 치면 장거리 선수라기보다는 단거리 선수다. 때문에 일부에선 아이디어에만 의존하는 기자라는 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통찰력은 타고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의 수첩은 항상 약속으로 빽빽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술을 많이 마신다. 타사 시경캡 출신인 모기자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면 타사 선배인데도 술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이 기특했는데 여러번 반복되니까 지겹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항상 화제가 풍부하다. 그래서 그를 만나면 재미있다.
중앙일보 이모기자는 “인기가 좋아 동료들로부터 풀도 쉽게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자신에겐 꽤나 게으른 것 같다. 바빠서인지 이성이 싫어서인지(?) 아직 미혼이다. 내년엔 ‘개인적인 특종’을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