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남북 적십자회담 이후 28년 동안 14번째 서울을 찾은 조선기록영화촬영소의 최영화(62) 기자. 30일 이산가족 첫 상봉장에서 만난 ‘드르륵 아저씨’ 최 기자는 남측 기자들에게 “돌아서서 비방하지 말자”고 말했다.
-남측 기자들의 취재 경쟁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는 취재 경쟁도 없고, 이렇게 붐비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누구 하나도 좋은 장면을 못 찍지요.”
-8월 정상회담 이후 경쟁보도가 이어졌는데요.
“우리는 (상)대방을 자극하는 말을 안해요. 악수하고서 딴 말하면 오해가 더 큰 거지요.”
최 기자는 말을 이었다. “장충식 총재는 오보라고 주장하면 안되는 거예요. 언론 매체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이런 것은 기자들이 까밝힐 필요가 있어요. 남쪽 기자들 많이 알고 있는데 오보할 기자들이 아니예요.”
-북측 언론사 사장단의 답방 움직임은 있습니까.
“책임있는 사람들이 진전시켜야 할 문제예요.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있는 사람들이 해야지. 기자 교류도 정부 차원에서 할 일이고 기자는 날자를 모르지.”
조선일보에 대한 얘기를 다시 묻자 ‘거짓말 안 하는 언론매체’라는 최 기자의 평가는 다소 흔들렸다.
“우리 체제를 헐뜯는 조선일보나 월간 조선은 제대로 된 매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상대방의 제도를 헐뜯으면 약속한 걸 어기는 게 되지요. 동무하고 좋은 얘길 했는데 돌아서서 비방하면 되겠어요.”
-조선일보의 논조를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으로 볼 수도 있지 않나요.
“그건 이쪽에서의 자유지, 우리에겐 비방이야. 사실과 진실은 하난데 말야. 그걸 여러 가지로 해석하면 되겠어.”
기사 쓰는 건 자유지만 잘 써달라는, 여느 취재원과 다르지 않은 당부를 하면서 최 기자는 “동무 우리 좋은 기억만 남기기”라며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