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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도 부당 내부거래 조사해야"

재경부 기자단, 장관발언에 진위 파악 분주

김상철  2001.01.04 11: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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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한때 재정경제부 출입 기자단 분위기가 술렁거렸다. ‘파동’의 진원지는 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진념 장관의 ‘부당내부거래 조사’ 발언이었다.

이날 점심은 진 장관과 재경부 출입 1진 기자들 20여명, 차관보, 공보관 등이 같이 했다. 장관이 국회 출석으로 재경부에 올 시간이 없어 기자들 얼굴이나 보자고 마련한 자리라는 게 재경부측 설명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언론이 잘 도와줘야 한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 신문사 광고도 줄었다는데 어떠냐’며 입을 연 진 장관은 부당내부거래 얘기를 꺼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언론사도 부당내부거래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에 대한 공정거래위의 조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는 것.

이 자리에 있던 한 기자는 “기자들이 ‘사실이냐’ ‘기사화 해도 되냐’고 되물었지만 농담처럼 마무리됐다”면서 “장관이 심각하게 얘기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농담으로 들리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진 장관은 이어서 “경제가 어려운데 저비용 고효율 구조가 자리잡아야 한다. 신문사 무가지 같은 경우가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사례 아니냐”는 말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점심자리가 끝난 이후에도 기자들은 장관 발언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를 거듭했으며 실제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또다른 한 기자는 “몇몇 기자들이 공정거래위에 연락해 확인에 나섰지만 그쪽에서 ‘그런 일 없다, 계획도 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해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경제가 어려울 때 언론도 협조해달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고, 진 장관이 기자들과 관계도 원만한 스타일이라 평소에도 스스럼없이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기자는 “정부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닌가. 뭔가 있었으니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며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