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내용과 관련해 할렐루야기도원이 대대적인 항의시위를 예고하는 등 방송 취소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MBC에 난입해 방송을 중단시키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던 만민중앙교회 사건 등 종교단체들에 인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다시 한번 불거질 조짐이다.
할렐루야기도원(원장 김계화)은 ‘그것이 알고 싶다’가 김 원장에게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신도들을 취재해 방송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7일 오후 5시 SBS 사옥 앞에서 신도와 기도원 환자 3000여명을 이끌고 항의시위를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기도원측은 당일 SBS측과 11일까지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 시위를 보류, 오후 2시부터 SBS 정문과 후문에서 대대적인 스크럼을 짜고 있던 경찰은 당일 오후 6시께 철수했다.
현재 해외에 나가있는 김계화 원장측은 SBS의 방송 계획 전면 취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11일 이러한 답변을 듣지 못하면 항의시위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BS 노조(위원장 오기현)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애초의 기획의도와 방송내용을 훼손하지 않고 16일 그대로 방영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회사측에 재차 전달했다. 제작진은 회사가 11일 방송을 보류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오기현 위원장은 “현재 회사는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으며 방송운영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보도를 신중하게 하자’는 입장”이라며 “기도원측의 정당치 못한 압력사태와 회사의 미온적 대응이 발생할 경우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11일 공방위를 소집해 대책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홍성주 CP는 “할렐루야기도원은 한국기독교총연합 등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선언한 곳으로 현재 김 원장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신도들의 제보를 집중 취재하고 있다”며 “일정대로 방영을 진행한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며 회사와 대책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8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할렐루야기도원은 지난 93년 3월 MBC ‘PD수첩’이 기도원에서 안수받은 환자 10여명이 매독에 걸린 사실을 보도하자 신도 5000여명을 이끌고 MBC 사옥 앞에서 항의농성을 벌여 MBC측의 사과방송을받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