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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폭 칼럼' 고교시험 등장

김현  2001.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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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시된 서울 모 여고 3학년 국어 기말시험에 정 주간의 칼럼 ‘조폭 그후’의 전문이 실렸다.

이 학교 국어교사 유 모씨는 정 주간에게 메일을 보내 “칼럼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나 수능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기말고사 시험에 지문으로 인용했는데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같은 사실을 알려왔다.

시험문제는 이 칼럼의 소제목 ‘민족지의 친일행각’에 밑줄을 긋고 다시 다섯 개의 지문을 제시하며 예에 해당하지 않는 글을 고르는 것. 보기의 지문에는 학도호국병 지원을 독려하는 서정주, 박마리아 등의 글과 함께 1943년 11월 6일자 동아일보 논설이 함께 인용됐다.

‘대의에 죽을 때, 황민됨의 책무는 크다’라는 제목의 이 논설은 1943년 10월 김성수 동아일보 설립자의 학병 권유 담화 이후 동아일보가 연재한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라는 칼럼 시리즈 중 일부.

또 이 시험문제에는 정 주간의 칼럼과 함께 홍세화씨의 칼럼 ‘비곗덩어리 사회’가 소개됐다.

홍 씨는 이 칼럼에서 “비곗덩어리의 특징은 뻔뻔함“이라며 김병관 회장의 낮술 소동을 예로 들고 “‘조선·중앙·동아’는 조폭적이라는 말에도 전혀 괘념치 않을 만큼 조폭적으로 뻔뻔하다”고 말했다.

정연주 주간은 “이들 신문의 친일 행각을 독자들이 의외로 모르고 있다”며 “칼럼이 보도된 이후 할아버지부터 고등학생까지 많은 메일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 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