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는 작은 오보도 그 파장이 만만찮다. 단적인 사례가 최근 발생했다. 12일 오후 조선일보 이메일클럽은 ‘내일자 조선일보 주요기사’를 전하면서 ‘동아, 해동금고에 이어 코밋트, 오렌지금고도 영업정지를 신청했다’고 언급했다. 동아일보도 13일자 초판 3면 박스기사에서 ‘12일 오렌지금고 영업정지’라고 보도했다. 당연히 이 기사는 동아닷컴에도 실렸다. 그러나 12일 오후 6시 금융감독원 발표 결과 두 금고가 영업정지 신청을 한 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금고의 항의와 사실 파악 후 조선일보 이메일클럽은 당일 저녁 10시경 정정 메일을 보냈고 동아일보와 동아닷컴도 기사를 삭제했으나 파장은 더 빨랐다. 코밋트금고의 한 관계자는 “다음날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이 몰려와 인출사태를 빚었고 이들을 달래고 설득하느라 홍역을 치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금고가 가뜩이나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금조달에 힘쓰고 있는데 그런 기사가 나가니 답답하고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메일클럽과 동아일보 두 군데에서 오보를 ‘맞은’ 오렌지금고측의 사정은 더 심했다. 오렌지금고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창구 방문이 쇄도했다. 유무형의 피해를 어떻게 표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인터넷의 파급력도 피해를 가중시켰다. 이 관계자는 “동아닷컴은 기사를 삭제했지만 기사 서비스 계약을 맺은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는 여전히 기사가 남아있어 여파가 더 오래 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신문사 인터넷 관계자는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는 사이트에 일일이 기사 관리를 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된다”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기사를 삭제하고 바로 정정을 내보내는 것 말고는 특별한 대처방안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