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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며]

쓰러지지 말기를

김상철  2001.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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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슬픈 소식이다.

지난해 6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모태준 조선일보 기자의 부인 박순경씨가 11일 남편의 뒤를 따랐다. 박씨는 이날 아침 자신이 살던 아파트 11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약한 자신을 탓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재산은 자식들에게 전한다는 유언장을 남겼다고 한다. 37살의 나이로 숨을 놓은 남편의 빈자리가 그렇게 컸던 것인지…. 10살과 8살, 남겨진 두 딸들은 너무 어리다.

이 소식을 전해준 기자도 한숨 말고는 달리 말을 잇지 못했다. 노조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고 이준호 기자의 유고집 발간을 위한 사내 모금이 한창이었다.

한 사람을 기리기 전에 또한 사람이 떠나버렸다. 한 기자가 남긴 죽음의 그늘이 너무 깊고 길다.

지난 5일 밤에는 서원식 경향신문 편집부 기자가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가족과 동료들의 가슴을 태웠다.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서 기자는 다행히 5일만에 산소호흡기를 떼고도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지인들은 조만간 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순간에 없어지지야 않겠지만, 새해에는 기자와 기자가족들을 둘러싼 서글프고 우울한 소식이 줄었으면 좋겠다. 다른 할 일, 못다한 좋은 일들도 많을 것이다. 정말 모두들 건강하길 바란다. 그리고 부디 쓰러지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