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밤 한겨레신문사 편집국. 사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최학래 현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 사장은 ‘권력 의존적인 경영’의 의혹을 받았다. 한겨레는 최근의 광고난에서 가장 먼저 흔들렸다. 권력 의존의 비난도 광고난에서 비롯됐다. 광고난에 비난이 겹쳤지만 그 논의와 비판만은 자유로웠다.
하루 앞선 16일 오후 중앙일보가 PD수첩에 보낸 공문은 이랬다.
“홍석현 회장의 (97년)연행 장면은 언론개혁과 무관하다는 것이 중앙일보 입장이며 이를 사용할 경우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말 그대로 중앙일보 사측의 입장이다. 기자들은 MBC 보도의 의혹을 지면에서 제기했다. 한 중앙일보 기자는 “사주의 편집권 침해가 있었다면 기자들이 가만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외부 보도에 대한 사측 입장에 기자들 내부 의견까지 하나로 모아지는 것, 혹은 침묵하는 것은 바라보기가 민망하다.
언론사 소유지분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사주의 1인 지배가 편집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진정한 편집권 독립은 언론자유 수호의 명문화된 액자 속에 있는 게 아니라 편집국 내 자유로운 언로의 교차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