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문장이다. 한데, 이 문장의 ‘굽신거리다’는 바른말이 아니다.
‘굽신거리다’가 폭넓게 쓰이는 것은, 그 행동을 할 때 몸을 굽히는 까닭에, 굽다(구부러지다)의 어간 ‘굽’에 한자 ‘身(몸 신)’이 더해지는 말로 잘못 이해하는 탓인 듯하다. 하지만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몸을 구부리는 모양”을 일컬을 말은 ‘굽실거리다’이다. 즉 우리말과 한자가 결합한 말이 아니라 순우리말인 것이다. 우리말에는 ‘ㄹ’ 받침의 의성어나 의태어에 ‘-거리다’가 붙어 동사를 이루는 것이 많다. ‘꿈틀거리다’ ‘넘실거리다’ ‘비틀거리다’ ‘움찔거리다’ 따위가 그 예이다.
이와 함께 위의 예문에서 보듯 ‘연신’도 널리 쓰이는데, 이 말 역시 바른말이 아니다. “잇따라 자꾸. 또는 연이어 금방”을 뜻하는 말은 ‘연방(連方)’이 바른말이다. ‘연신’은 북한의 문화어(표준어)이다.
‘굽신거리다’ 앞에는 대개 ‘연신’이 오기 마련인데, 이때 두 말의 ‘신’자가 모두 잘못된 것임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앞의 예문은 “김씨는 연방 허리를 굽실거리며 용서를 구했다”로 써야 바른 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