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사전다운 세계지명사전을 만들자며 교열기자 몇몇이 모였을 때,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한국 최고의 세계지명사전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런 까닭에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와 장마의 끈적거림 속에서도 온갖 사전을 뒤적거리며 흰 종이를 한 줄 한 줄 메워 갈 수 있었다. 몇 차례의 검토와 보완 작업에 이어 수정과 교열, 또다시 수정과 교열을 반복하다 보니 가을의 정취를 맛보는 일은 사치스러운 사람들만의 여유처럼 보였다.
기자협회가 ‘세계지명사전’ 발간을 높이 평가해 본 협회를 한국기자상 공로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세계지명사전’의 기여도를 인정했다기보다는, 그것을 만들기 위해 1년 가까이 고민과 노력 속에 토막시간까지 투자한 본 협회 회원들을 더 다그치는 채찍으로 생각한다.
이 상을 받음으로써 우리 협회 회원들은 지난 작업 과정을 반추해 보는 계기를 가졌다. 농부가 가을걷이의 부족함을 보면서, 다음해 풍년을 일구기 위해 마음을 다잡듯 우리 회원들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세계지명사전으로 키우자고 새 다짐을 한다.
교열기자협회는 더욱 힘을 내 외래어사전 등 자료집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자 한다. 이런 작업은 우리 협회만이 할 수 있는 몫이면서 기자협회의 값있는 상에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수상의 기쁨을 본 협회 모든 회원들과 함께 하며 한국기자상 심사위원과 한국기자협회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