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중앙일보 머리기사가 논란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음 주에 남한에 온다는 보도였다.
중앙은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가능성’만으로 기사를 채운 뒤 다음 날 초판에는 ‘내주 답방 보도에 놀란 정부’라고 썼다. 내부 정보가 새나가 놀랐다는 것인지, 사실무근이어서 놀랐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함께 놀랐을 ‘독자’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도 없다.
다시 다음 날 2면에는 “김정일 반드시 온다”고 썼다. “올해 안에 반드시 온다”는 대통령 발언을 보도하면서 ‘다음 주’로 앞서간 보도는 역시 해명이 없다. 중앙의 한 기자는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오보라 결론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보가 아닌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한 오보 시비가 하나 더 있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지난달 31일 기사에서 박지원 전 장관의 작년 싱가포르 방문을 두고 김정일 위원장의 외국은행 계좌에 거액의 송금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을 제기했다. 그리고 정부의 반론이 있자 8일자 신문에 반론 서한 전문을 실었다. 600단어에 이르는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데이비스 편집장은 이틀 뒤 국정홍보처에 편지를 보내 “장문의 반론을 싣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이번 경우는 적절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가능성’과 ‘설’의 차이 때문인가. 자국 정부와 외국 정부에 대한 입장 차이인가. 두 신문의 ‘보도 이후’가 이렇게 다른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