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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회장, ABC가입·사외이사 도입 선언

시장 정상화 등 진일보 조치…'국면 전환용' 시각도

김 현 기자  2001.02.24 0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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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 21일 중앙일보 전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ABC 실사 수용, 편집위원회 구성 등의 개혁적인 조치들을 발표했다.

홍 회장은 이 날 ‘중앙일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ABC 실사 수용 ▷사외이사제 도입 ▷편집위원회 설치 ▷사내 신문고 개설 등의 방침을 밝혔다.

홍 회장은 편지에서 ABC 실사 방침을 밝히면서 “금년 내 실사를 받고 개선되지 않는 문제점은 추후 개선코자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이 밝힌 ABC 실사제의 취지는 신문 판매와 광고시장의 질서를 혁신하고 물량 경쟁이 아닌 질적 경쟁으로의 전환을 위한 것. 그는 또 “공사제 실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외국의 합리적인 판매·광고제도가 있다면 앞장서서 검토하고 도입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사외이사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1차적 장치가 사외이사제”라며 “사내이사 5~6인과 사외이사 2~3인으로 구성되는 이사회 관련규정 개정 절차를 이미 밟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현 회장은 또 ‘언론개혁의 또 하나의 시발점’이라는 표현과 함께 편집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홍 회장은 “발행인은 편집방침을 통괄지휘하고 큰 틀의 인사에 역할을 다하며 일상적 편집업무는 제작진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이 밝힌 편집위원회 구성은 편집인, 주필, 편집국장, 논설실장, 심의실장, 부장단 대표, 노조 공보위원장 등 7명이며 일일제작회의는 편집인을 중심으로 한 주필과 편집국장 등 3명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편집위원회의 개최는 ‘격주에 한 번’을 제안했다.

홍석현 회장은 편집위원회를 제안하며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가 우리 언론이 당면한 언론개혁의 구체적 과제”라고 밝혔다.

끝으로 홍 회장은 사내 신문고를 만들고 사내 토론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인 저에게도 할 말이 있으면 당당히 하라”며 “침묵은 죄라는 각오로 대화와 토론을 활성화해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내 전 직원에게 사내 메일과 편지로 동시에 전달된 이번 편지는 표현 곳곳에서 드러난 대로 홍 회장이 언급한 언론 개혁의 구체적 방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 회장은 편지 서문에서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 조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는 평소 언론개혁이란 언론사 구성원들의합의와 노력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이번 방침들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