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데 20∼30%의 노력이 든다면,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70∼80%의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25일로 창당 1주년을 맞은 민주노동당의 김종철 부대변인이 그동안 언론을 접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진보정당이자 원외정당으로 머물러 있는 민주노동당의 형편에선 지난 1년간 언론에 대한 아쉬움이 남다를 수 있다. 김 부대변인의 말이 이어졌다.
“담당기자가 부서를 옮기면 인수인계가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언론사에 전화해서 후임자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하죠.”
김 부대변인은 “제도 정치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원외정당이 주목받기 힘들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한 문제를 어김없이 짚고 넘어갔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한 것이 지난해 한나라당의 공천파동과 민국당 창당이었다.
“그때 정치인들은 특별한 이념도 없이 오로지 ‘금배지’ 하나를 가지고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구태를 되풀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배경을 분석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정치개혁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극복해야할 행태들을 가장 먼저 보도하지 않습니까.”
김 부대변인의 발언은 언론개혁 문제로 넘어갔다.
“언론개혁이 정쟁으로 흐르는 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언론단체에서 언론개혁과 관련한 많은 논의들을 해왔잖습니까?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그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논의하고 실행하면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창당 2년째를 맞으면서 기자나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길 것인가. 근본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김 부대변인은 “앞으로 당의 입장이 보다 잘 전달되고 올바로 의미가 부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렇게 말을 맺었다.
“우리는 위스키도 현금도 없습니다. 정공법으로 승부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