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북적거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무실 안은 조용했다.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타닥타닥. 오연호 대표를 포함한 총 상근자는 22명. 여느 때처럼 편집팀은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에 100건 이상 올라오는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읽고 있었다.
이 곳에서 새로운 언론의 실험이 일어나고 있다. 오 대표는 오마이뉴스가 단순히 새로 생긴 또 하나의 언론사가 아니라 새로운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매체라고 말한다. 시민 참여 저널리즘이라고 설명하는 새로운 저널리즘은 언론판에서의 참여 민주주의를 시도하고 있다.
‘기자’라는 개념과 함께 ‘기사’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오 대표는 “시민기자들이 엔터를 치는 순간 기사가 된다”고 표현한다. 명예훼손이나 욕설 등의 글이 아니면 모두 기사로 채택된다는 것이다. 물론 오마이뉴스측의 기사 가치판단에 따라 기사의 경중이 가려지지만 독자들에겐 하고 싶은 얘기들을 여론화할 수 있는 광장이 생긴 셈이다.
저널리즘의 일방향성이 쌍방향성으로 변화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과거 권력이 보도자료를 보내고 기자가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했다면 오마이뉴스에서는 시민기자들이 여론을 형성해 기성 언론과 권력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오 대표는 이를 두고 ‘언론판에서의 권력이동’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기사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이다. 오마이뉴스가 독점 중계한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고대앞 사건 기사의 경우 무려 950여건의 의견이 오를 정도였다.
실제로 오마이뉴스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도는 주목할 만하다. 사이트가 개설된지 1년여만에 시민기자로 가입한 인원이 9000명을 넘어섰다. 이 중 한번이라도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는 30%에 달하며 거의 매일 기사를 올리는 ‘열혈’ 시민기자는 100여명에 이른다.
시민들의 높은 참여는 오마이뉴스 관계자들조차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20세기 기성 언론이 뉴스 생산을 독점한 채 언론소비자들을 얼마나 소외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오마이뉴스측은 분석한다.
오 대표는 “오마이뉴스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국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기성 언론에 대한 불만과 PC방 발달, 이슈의 집중도가 강한 사회적 분위기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오마이뉴스와 같은 대안 매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사 표절이나 명예훼손 등일부 문제 기사로 매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근자들도 시민기자들이 보내오는 모든 기사들을 검증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매달 적자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수익모델 창출도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