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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업 '집안잔치' 의혹

동아 꿈나무재단, 지국 배달사원에 장학금

김상철·박주선 기자  2001.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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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계 고대, 중앙고 등도 상당액 지원



동아일보사와 독지가의 출연금으로 장학복지 사업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동아꿈나무재단이 동아일보사와 김병관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데 지원금의 상당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85년 당시 꿈나무재단의 설립목적은 ▷장학금 지급사업 ▷학술연구비 지원사업 ▷교육기관 지원사업 ▷심신장애인 지원 및 청소년 선도를 위한 지원사업 등이었으나 현재까지 재단의 주요 지원금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고려대학교, 고대사대부속고등학교, 중앙고등학교와 동아일보사 지국의 배달사원 장학금 등에 쓰여졌다.

꿈나무재단의 최준철 이사는 “80년대에는 주로 근로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명목으로 동아일보사 배달소년들의 장학금 지급에 사용했다”면서 “90년대 이후에 교육기관 지원사업이 추가됐고 주요 지원대상은 고려대와 중앙고등학교, 고대사대부속고등학교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이사는 “90년대말부터 지원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면서 대상학교를 다양화하고 문예창작지원금, 장애인장학금 등을 추가했고 앞으로는 근로청소년 장학금의 선발 방식도 개선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도와 2001년도 사업계획서에는 여전히 재단 지원금의 3분의 1 이상이 관련 교육기관과 배달사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꿈나무재단의 2000년도 사업집행내역서에 따르면 총 지원비 3억 1700만원 가운데 장학금 명목으로 동아일보 지국의 배달소년 125명에게 3750만원을, 중앙고등학교, 고대사대부속고등학교 학생 16명에게 804만원을 지원했다. 또 교육기관 지원금 중 7000만원을 고려대 5000만원, 중앙고등학교 1000만원, 고대사대부속고등학교 1000만원 등 김 명예회장의 관계 회사 사업비로 지출했다.

꿈나무재단의 2001년도 사업계획서에도 총 지원비 2억 7500만원 가운데 9000만원 이상을 동아일보사와 관련된 사업장의 장학금 및 지원금으로 책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아일보사 지국의 배달소년에게 3000만원, 중앙고, 고대부속고 학생 8명에게 총 28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며, 고려대학교에 5000만원, 중앙고등학교에 1000만원, 고대사대부속고에 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학내 시설물 건립을 위한 4개년 계획에 따라 4년간 500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그밖의 예산은장애인학교 지원금, 직업훈련원생 장학금, 문예창작지원금 등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꿈나무재단은 85년 동아일보가 3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이래 86년 권희종씨로부터 강남구 청담동 토지 7423평을 희사 받아 총 33억원의 기본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총자산은 44억8000여만원이다.

이와 함께 꿈나무재단은 71년부터 모금된 국민들의 기탁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71년부터 현재까지 독지가 204명이 낸 기탁금 총액은 원금 12억원과 이자수입을 포함해 총 44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기탁금은 재단의 운영기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채 재단 소유로 관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감독청인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상 기탁금은 재단의 운영기금으로 포함해야 하지만 재단에서 기탁금을 재단기금으로 신청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측은 “최초 기탁자인 오달곤씨가 2020년에 쓰여지길 바랬기 때문에 그때까지 모든 기탁금을 별도로 모으고 있다. 기탁금을 기금에 포함시키면 현행법상 기금 이자의 70%이상을 운영비로 써야 하는데 그럴 경우 기탁금이 빨리 소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단의 지원금 사용 내역과 관련 “기탁자인 동아일보사와 권희종씨 모두 사용내역에 대해 매년 보고를 받고 있으며 권씨측이 이의를 제기한 적도 없다”면서 “기탁자들의 기금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동아일보사와 권씨의 기탁금으로 재단 지원사업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