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언론권력’시리즈가 시작되면서 한겨레의 판매부수가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판매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시내 중심가 40여곳의 지하철 가판대의 판매 현황을 자체 확인한 결과 15곳 정도의 가판대에 신문이 모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국 관계자는 “가판 판매는 100분 토론이 시작된 지난 1월부터 꾸준히 늘기 시작해 ‘언론 권력’ 시리즈가 시작되자 평소의 2배로 늘었으며 독자들 구독 신청은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혜화역 인근에서 신문 판매를 하는 한 60대 여성은 14일 오전 편집부에 전화를 걸어 “시리즈가 너무 맘에 들어서 한 부씩 보관하려고 남겨두는데 한겨레신문이 모두 팔린다”고 말했다.
타사`대체로`침묵,`일부만`관심
○…한겨레 ‘언론권력’ 시리즈가 보도되면서 조선과 동아의 반박 보도와 소송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대응 양상을 지켜보기만 하는 대다수 언론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겨레부터 챙겨본다’는 기자들의 반응과는 달리 법정소송 등만 간간이 기사로 처리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비중있게 보도한 곳은 대한매일과 시사저널 정도. 대한매일은 ‘언론개혁 보도 신문사 송사 비화’ ‘신문전쟁 국지전? 전면전?’ 등의 기사에서 “언론개혁에 적극성을 보여온 매체는 한겨레 뿐만이 아니다. 우선 대한매일과 경향신문, 연합뉴스 등이 이 대열에 서있고, 방송 역시 굳이 따지자면 이쪽이다. 혹자는 그래서 이같은 구도를 ‘언론전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민영미디어렙, 세무조사·공정위조사 결과 공개 등과 맞물려 향후 신문전쟁은 예상밖의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시사저널도 최근호에서 ‘한겨레의 펜, 언론권력 깰까’ 제하의 기사를 통해 조선과 동아측의 반응, 시리즈의 파급효과와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돌아가는 상황을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는 방송들도 ‘신문비평’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동아 소송`‘적정액’`고심
○…한겨레가 16일 한나라당을 상대로 50억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소송액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미 지난 9일 한겨레 최학래 사장, 고영재 편집위원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으며 다음주 중 민사소송을제기할방침이다.
조선일보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관련 서류 등을 준비하는 작업에 시작이 걸리고 있다. 다음주 중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적정액’을 산정하는데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한겨레를 상대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는 동아일보는 아직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상태다. 동아일보측은 “한겨레 시리즈가 끝나면 사안 별로 검토해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흥미’‘무관심’기자`반응`다양
○…한겨레 ‘언론권력’ 시리즈를 보는 언론사 기자들의 반응은 ‘흥미롭다’에서부터 무관심까지 다양하다.
한 신문사 기자는 “가판 시간이 되면 한겨레에 어떤 기사가 실렸는지부터 보게 된다”며 언론권력 시리즈에 관심을 표했다. 또다른 기자는 “언론사도 더 이상 성역일 수 없다”며 “한겨레의 보도가 언론개혁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는 “한겨레 보도가 언론개혁이라는 취지와는 다르게 한겨레와 족벌언론간 이전투구식으로 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한겨레 보도가 사실 확인이 부족하다는 등 비판적인 반응도 있다. 한 기자는 “한겨레 보도가 족벌언론 비판이라는 방향을 미리 정해 놓고 팩트를 모으는 식”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또 일부에서는 중앙일보가 비판의 대상에서 비껴가는 데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한나라`서버`통해`비난`글`올라
○…한겨레-조선·동아의 언론 전쟁 파문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가운데 인터넷 한겨레 토론 마당의 글 중 한겨레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한나라당 서버를 통해 나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13일 안철수라는 이름의 글쓴이는 ‘한겨레의 실체를 보는 것 같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이틀 전 토론 마당에서 삭제된 글을 다시 올렸다. 삭제된 글은 11일 저녁 아이디를 ‘회사원’으로 밝힌 사람이 “한겨레 기자로 있는 대학동창을 만났는데 최근의 시리즈에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사내 분위기를 털어놨다”고 밝혔다가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자진 삭제했던 글.
‘안철수’라고 밝힌 사람은 지워졌던 이 글을 찾아 올리며 “한겨레가 결국 민주당과 성분이 같은 소수파에 의해 이끌려 가는 신문이라는 내용인데 수긍이 가서 다시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겨레 토론마당은 IP 주소가 자동으로 공개되며 이 글의발신지는한나라당의 130번 컴퓨터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이버 상에는 이 글을 쓴 사람의 IP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공개됐다.
한나라당 사이버 홍보부의 김완철 부장은 “안철수라는 인물은 당에 없다”며 “우리 당 서버를 통해 나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IP와 함께 밝혀진 전화번호는 한나라당 조사팀의 번호이며 사이버 홍보부가 예전에 이 번호를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적당히`타협말라”`주문도
○…“용기있는 행보에 박수를!” 지난 6일부터 보도된 한겨레 ‘언론권력’ 시리즈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한겨레 홈페이지를 비롯한 언론사 게시판과 언론단체 등에 올린 글에서 시민들은 언론사주의 문제를 고발한 한겨레 보도에 대해 대체로 ‘용기있는 보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의 ‘횡포’와 ‘위선’을 뿌리뽑을 때까지 ‘언론개혁’ 시리즈는 계속돼야 한다” “역시 족벌언론의 행동은 조직폭력배와 다를바 없다” “한겨레의 언론 심층분석은 정말 건전한 언론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한 네티즌은 ‘적당한 타협과 절충을 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다른 신문과의 논쟁이 1면에 실리는 것은 편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타언론 비방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등의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