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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러스폰 선택하라" 압력

KBS,문제제기 못한 노조 집행부 책임론도

서정은 기자  2001.03.24 10: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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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기념품 선정 과정에 노조위원장과 부사장의 부당 개입이 드러나 말썽이 되고 있는 KBS에서 이번엔 사원들에게 복수품목을 제시하고선 특정 품목을 선택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역 노조지부에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창사기념품 지급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대의원들은 노조 정부위원장의 탄핵을 발의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KBS는 문제가 된 컨퍼런스폰의 지급을 중단하고 DVD플레이어와 컨퍼런스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미 컨퍼런스폰 6000여대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위약금 문제가 대두되자 사원들의 컨퍼런스폰 선택을 강요, 17일 수요 조사를 끝낸 결과 2600여명이 컨퍼런스폰을 선택했으며 컨퍼런스폰 업체도 이 수준에서 만족하고 손해배상 및 위약금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일단락지었다는 후문이다.

한 조합원은 “‘4월 인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특히 경영 관련 부서에선 ‘너희 일이 회사 경영과 무관치 않다’ ‘간부들의 피해를 덜어 주자’는 유무형의 압력뿐만 아니라 부서장이 일대일 면담까지 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KBS노조 부산지부와 대구지부는 성명을 내고 “창사기념품 선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특정품목을 강요한 간부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의 부당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현 노조 집행부가 일체의 문제제기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조합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 노조 중앙위원은 “선정 과정부터 조합원들을 기만하더니 회사측의 강요와 압력마저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조합원의 선택권마저 박탈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KBS 노조 대의원 94명은 21일 노조위원장의 컨퍼런스폰 부당 개입과 부위원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들의 탄핵결의안을 제출했다. 본사 중앙위원들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탄핵발의안이 빠른 시일내 절차에 따라 진행되길 바란다”며 “현재 집행부와 함께 노조를 꾸려 나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정부위원장 탄핵발의에 따른 조합원 총투표일 이후 전원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