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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신병식 해설위원  2001.03.24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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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식 SBS 해설위원



새해 들어 두번째인 126회 이달의 기자상은 취재보도와 지역 취재 부문에 각 7편씩이 응모해 경쟁률은 평균 수준이었지만 내용이 고르게 알차다는 평가를 받았고 기획보도 부문에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작들이 무려 10편이나 예심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역 기획보도와 전문보도 부문에는 각 2편씩이 올랐지만 4편 모두 특성이 뚜렷해 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취재 보도부문에서는 7편 가운데 6편이 예심 통과선인 평균 8점을 넘을 만큼 어느 하나 버리기 아까운 수작들이었지만 예심 평균 점수가 8.62점(1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던 ‘여권의 언론문건 단독 입수’(시사저널)가 본심에서도 심사위원 절대 다수의 찬성표를 따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주간지의 불리함을 극복한 깔끔한 스쿠프로 시의성과 화제성을 갖춘 데다가 보도 후의 파장도 컸다는 점이 인정받았지만 기사 내에서 취재원을 완벽하게 숨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다.

‘미국의 보잉사 전투기 구매 압력’(경향신문)은 무기 판매 로비를 대북 압력과 연계시킨 내용이 너무 앞서갔다는 지적을 받았고 ‘북한 김정일 4월 러시아 방문’(연합뉴스)은 밸류도 크고 관계 당국의 확인으로 특종의 요건은 갖추었지만 외교적 일정의 불가측성 때문에 4월 이후에 재심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수상작에서 밀렸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인 기획 취재 부문은 ‘두뇌 한국 21 지원금 멋대로 유용’(중앙일보)이 보도 후 학술진흥재단에 심사 조직이 신설되는 등 취재 보도 부문의 특종에 가까운 수작이었고 ‘로비와 표절로 얼룩진 교과서’(경향신문)는 하루에 보도가 끝나 기획 취재로서는 미흡한 느낌을 주었지만 충격적인 고발과 취재의 치밀성이 인정돼 예심 성적대로 1,2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국토정책 왜 이러나’(동아일보)는 제목과 달리 개발 측면에 치우쳐 보존이나 토지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남미로부터의 교훈’(문화일보)은 외부 전문가의 일부 집필과 전달에 이은 연속 출품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지역 취재 부문에서도 7편중 6편이 예심을 통과하는 경합 끝에 ‘활어 마취제 투여 유통’(경남일보)이 전국적인 파장이 컸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여수 MBC의 ‘800억 활주로 공사 총체적 부실’은 아쉽게 과반수에서 한 표가 모자라 탈락했지만 국책 공사의 부실을파헤친 역작이라는 평이었다.

2편이 출품한 지역 기획보도는 두 편 모두 지역 취재의 특성을 잘 살린 세밀한 취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동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건상 중장기 기획이 힘든 지역 언론에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심사후 소감이었다.

전문보도부문의 2편 가운데 눈에 갇힌 서울(한국일보)은 참신한 앵글을 잡아낸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평이하다는 약점이, 중앙일보의 ‘영자신문 레이 아웃’은 심사위원들의 전문성 결여가 득점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해 두 편 모두 수상작에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