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게 깨지고 물먹어서 열받고, 특종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언론개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기자 세계를 다룬 영화가 전직 언론인들의 손으로 제작되고 있어 화제다. 제목도 의미심장한 ‘엠바고’(각본 김병재, 감독 권형진).
이춘발 전 기자협회장, 김병재 전 문화일보 기자 등 전직 언론인들이 모여 지난해 5월 설립한 영화사 ‘서포트21’의 첫 작품이다.
‘특종을 위해선 무엇이든 한다’는 젊은 사회부 기자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검사 출신 여성이 보육원생의 실종사건 뒤에 가려진 음모를 파헤쳐 보도하기까지의 과정과 갈등이 기본 줄거리. 여기에 2진 기자들, 편집국장, 사회부장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더해준다.
특히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5년간 영화담당 기자로 활동했던 김병재 서포트21 영화사업본부장의 98년 청룡영화제 당선작.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기자들의 일상과 고민, 취재 현장의 뒷모습 등을 감칠나게 그려내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이다.
기자들에겐 설명이 필요없는 단어지만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엠바고’.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톱스타 중에 엠바고를 아는 배우는 박중훈씨 뿐이더라”며 캐스팅의 어려움을 말하는 김 본부장은 기자역을 제대로 소화해낼 배우를 물색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동안 기자 세계를 제대로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기자들에게 느끼는 거리감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영화는 언론계의 명암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일반인과 기자들 사이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바람직한 언론의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총 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될 영화 ‘엠바고’는 캐스팅이 끝나는 대로 촬영을 시작해 금년 안으로 개봉할 계획이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