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협회와 KBS 박권상 사장이 디지털 지상파 방송방식의 비교실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비교실험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한달이 지났지만 방송 3사와 방송협회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송방식 재검토를 위한 시민공대위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22, 23일 성명을 내고 “비교실험의 필요성이 확산되고 방송위원회가 재정지원을 약속해 비용문제가 해결된 만큼 방송협회와 방송사업자는 비교실험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특히 방송협회장인 KBS 박권상 사장은 국민적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하루빨리 비교실험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앞서 방송사업자가 비교실험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3월 초 방송 3사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KBS와 SBS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완 방송기술인협회장은 “유일하게 면담에 응한 김중배 MBC 사장이 ‘방송협회 차원에서 비교실험을 한다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 KBS와 SBS는 적극적인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공영방송인 KBS 사장이 시민·언론단체와의 대화마저 거부하는 처사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방송협회의 결단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방송협회가 4월 초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비교실험 실시에 대한 공식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협회 한 관계자는 “방송위원회가 방송협회에 책임을 떠넘긴 꼴”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현재 KBS와 SBS가 비교실험에 부정적이지만 최종 결정은 방송협회 이사 10명의 찬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